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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타기대학교

썸타기 대학교: 모호함의 캠퍼스

그녀가 내 메시지를 읽었다는 알림이 뜨자마자, 나는 휴대폰을 책상 위에 뒤집어 놓았다. 3시간 전에 보낸 "오늘 도서관에서 우연히 봤는데, 인사할 걸 그랬네"라는 문자는 이제 '읽음' 표시만 떠 있을 뿐, 답장은 오지 않았다. 인문대 건물과 중앙도서관 사이 벚꽃이 흩날리는 캠퍼스 길목에서, 그녀의 웃음소리가 봄바람처럼 귓가를 스쳤던 오후의 기억이 아직도 선명했다.

대학교 3학년, 우리의 관계는 '친구'와 '연인' 사이 어딘가에 걸쳐 있었다. 같은 교양수업에서 만나 팀 프로젝트를 함께한 지 두 달, 카페인 중독자들처럼 우리는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늦은 오후, 학교 근처 카페에서 '공부'를 핑계로 만났다. 테이블 위에 놓인 책들은 종종 몇 시간 동안 한 페이지도 넘겨지지 않았고, 우리의 대화는 과제에서 시작해 각자의 꿈, 가족, 유년시절로 흘러갔다.

그녀가 커피를 마실 때마다 왼쪽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는 버릇, 집중할 때 무의식적으로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는 동작, 웃을 때 살짝 기울어지는 고개까지. 나는 그 모든 순간을 카메라 셔터 누르듯 기억 속에 담았다. 어느새 그녀의 카톡 프로필 사진을 확인하는 것이 아침 루틴이 되었고, 그녀가 강의실에 들어올 때마다 심장이 튀어나올 것 같았다.

"우리 뭐야?" 어제 저녁, 학교 축제의 마지막 공연이 끝나고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그녀가 물었다. 조명이 꺼진 버스 안, 그녀의 얼굴은 지나가는 가로등 불빛에 간헐적으로 밝아졌다 어두워졌다. 심장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나는 "친한 친구?" 라고 답했다. 그 순간 그녀의 눈에서 뭔가가 사라지는 것을 놓치지 않았다.

도서관 열람실 내 자리로 돌아오는 길, 그녀를 발견했다. 검색대 앞에서 누군가와 웃으며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 '누군가'는 경영학과 농구부 주장이었다. 그들 사이에 흐르는 분위기는 낯설지 않았다. 바로 나와 그녀 사이에 있던 그것과 같았다.

휴대폰이 진동했다. 그녀의 답장이었다. "나도 봤어. 근데 넌 항상 그래. 보고도 모른 척." 메시지를 읽는 내 손이 떨렸다. 세 번째 진동. "내일 중앙 카페 4시에 있을게. 이번엔 제발 용기 내서 말해줘. 우리가 뭔지."

창밖으로 캠퍼스의 밤이 깊어가고 있었다. 내일, 모든 것이 바뀔 수도, 또는 영원히 같은 자리에 머물 수도 있을 것이다. 대학 4년이라는 시간은 길다고 생각했지만, 그녀와의 '썸'을 타는 시간은 마치 사라져가는 벚꽃처럼 너무나 짧게 느껴졌다. 창문에 비친 내 얼굴을, 내일의 나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모호함의 영토에서 벗어날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