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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괴담

아내의 괴담: 이중생활의 그림자

아내가 죽은 지 일주일 만에 그녀의 목소리가 집 안을 채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욕실 타일 사이에서 나직이 흘러나오던 속삭임이 이제는 부엌, 침실, 심지어 내가 가장 좋아하던 소파에서도 들려온다. "당신이 모르는 내가 있어요." 항상 같은 말이다.

장례식이 끝난 후 그녀의 물건들을 정리하면서 발견한 작은 열쇠가 전부였다. 우리 집 어디에도 맞지 않는 열쇠. 십 년이라는 결혼 생활 동안 한 번도 본 적 없던 물건이었다. 열쇠를 쥐고 있으면 손바닥이 따끔거리고, 밤마다 꿈속에서 그녀가 나를 어딘가로 인도하려 한다.

"당신이 모르는 내가 있어요." 식탁에 앉아 커피를 마실 때도 등 뒤에서 그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녀의 향수 냄새와 함께. 장미와 바닐라의 묘한 조화. 생전에 좋아하던 향이었다.

어느 날, 우체통에 낯선 고지서가 들어있었다. 아내 이름으로 된 아파트 월세 청구서. 주소는 도시 반대편, 내가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곳이었다. 열쇠를 주머니에 넣고 그곳으로 향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7층으로 올라가는 동안 심장이 귓가에서 쿵쾅거렸다.

문 앞에 서자 열쇠가 손바닥에서 뜨겁게 달아올랐다. 떨리는 손으로 열쇠를 꽂았을 때, 완벽하게 들어맞는 소리가 났다. 문이 열리자 그곳에서 나를 맞이한 것은 전혀 다른 세계였다. 모던한 가구들, 화려한 미술품들, 그리고 벽에 걸린 수많은 사진들. 그 속에는 미소 짓고 있는 아내와 낯선 남자, 그리고... 아이가 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일기장이 놓여 있었다. 첫 페이지에는 아내의 필체로 쓰여 있었다. "나의 두 번째 인생에 관하여."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땀이 등을 타고 흘러내렸다. 아내가 7년 동안 이중생활을 해왔다는 사실. 하루는 나와 함께, 하루는 다른 가족과 함께. 우리 모두 그녀의 진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그녀는 완벽하게 두 개의 인생을 살아왔다.

일기장의 마지막 페이지에는 떨리는 글씨체로 이렇게 적혀 있었다.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어. 이 비밀이 나를 갉아먹고 있어. 내일, 모든 것을 고백하고 끝내려 해." 하지만 그 '내일'이 오기 전에 아내는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거실로 돌아오자 낯선 남자와 여섯 살쯤 되어 보이는 아이가 서 있었다. 그들의 눈에도 같은 상실감과 혼란이 서려 있었다. 아이가 내게 다가와 손을 내밀었다. "엄마가 말했어요. 언젠가 아저씨가 오실 거라고."

손에 쥔 열쇠가 이제는 차갑게 식어있었다. 창밖으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이상하게도 이 낯선 집에서 아내의 목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그녀의 진짜 유령은 여기 있었지만, 이제 그 목소리는 영원히 침묵할 것이다. 당신이 알던 사람이, 당신이 전혀 모르는 사람일 수 있다는 공포보다 더한 괴담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