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괴담: 떠나지 못하는 그들의 이야기
여름 방학 마지막 날, 우리는 귀신의 속삭임을 들었다. 낡은 놀이터 그네가 아무도 타지 않았는데도 삐걱이는 소리를 내며 흔들렸다. 쏟아지는 햇빛 아래서도 이상하게 서늘한 바람이 불었다.
"다들 알지? 이 학교에서 일어난 일." 민준이가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우리 넷은 교실 구석에 모여 선풍기 바람만으로는 식지 않는 무더위를 참으며 귀를 기울였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매미 소리가 귀를 찢을 듯했다. 교실 창문을 통해 보이는 햇살에 아지랑이가 피어올랐다.
"3년 전 여름, 이 학교에서 세 명의 학생이 사라졌어. 여름 방학 마지막 날, 방과후 수업이 끝난 후에." 민준이의 이마에 맺힌 땀방울이 떨어졌다. "그 학생들이 마지막으로 목격된 곳이 바로 이 교실이라고."
수진이가 불안한 듯 교실을 둘러보았다. "그런 소문 안 믿어. 그냥 전학 갔겠지."
"아니야." 민준이가 단호하게 말했다. "그 아이들은 돌아오지 못했어. 그리고 매년 여름 방학 마지막 날, 이 교실에서 누군가 울고 있는 소리가 들린대."
갑자기 내 목덜미로 차가운 기운이 느껴졌다. 선풍기 바람일 뿐이라고 스스로를 설득했지만,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때 교실 뒤쪽에서 무언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우리 모두 소스라치게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분필 하나가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아무도 가까이 있지 않은 칠판에서.
"그냥... 떨어진 거야." 내가 말했지만, 내 목소리가 떨렸다.
갑자기 교실 문이 쾅 하고 닫혔다. 민준이가 문으로 달려가 손잡이를 돌렸지만 열리지 않았다.
"누가 장난치는 거야?" 수진이가 겁에 질린 목소리로 외쳤다.
그때 칠판에 글씨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누군가 천천히 '떠나지 마' 라고 쓰고 있었다. 하지만 분필을 잡고 있는 손은 보이지 않았다.
우리는 모두 얼어붙었다. 창문 밖으로는 여전히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고 있었지만, 교실 안은 점점 차가워졌다. 숨을 내쉴 때마다 입에서 하얀 김이 피어올랐다.
"나... 나 집에 갈래." 지훈이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 순간 교실의 불이 깜빡이더니 완전히 꺼졌다. 한여름 대낮인데도 교실은 어둠에 잠겼다. 그리고 우리는 들었다. 한쪽 구석에서 들려오는 작은 흐느낌 소리를.
그날 이후, 학교에는 또 다른 괴담이 생겼다. 여름 방학 마지막 날, 네 명의 학생이 더 사라졌다는 이야기. 하지만 진실은 그보다 더 소름 끼친다. 우리는 사라진 게 아니다. 우리는 여전히 그 교실에 있다. 매년 여름, 새로운 친구들을 기다리며.
그리고 지금, 당신이 이 이야기를 읽고 있는 순간에도, 어딘가의 교실에서는 누군가가 여름 괴담을 나누고 있을 것이다. 그곳이 바로 당신의 교실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