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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대학교

여름의 대학교: 빛나는 계절의 불완전한 진실

여름의 뜨거운 아스팔트가 대학 캠퍼스를 달구던 날, 나는 내 인생의 가장 큰 거짓말을 시작했다. 학생들이 떠난 빈 캠퍼스는 마치 영화 세트장처럼 비현실적으로 고요했다. 오직 매미 소리만이 텅 빈 교정에 메아리쳤고, 습한 공기는 내 셔츠를 피부에 들러붙게 만들었다.

나는 여름학기 강의실 315호로 향했다. 문을 열자 에어컨 바람이 내 얼굴을 쓰다듬었다. 그리고 이십여 명의 학생들이 일제히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았다. 그들은 모두 '김영준 교수의 현대문학론'을 듣기 위해 여름의 한가운데를 캠퍼스에서 보내기로 선택한 이들이었다. 하지만 김영준 교수는 존재하지 않았다. 적어도 실제로는.

"안녕하세요, 김영준입니다."

내 목소리는 의외로 안정적이었다. 3개월 전, 나는 이 대학의 청소부였다. 강의실을 청소하며 문학 강의를 몰래 들었고, 버려진 교재들을 주워 밤새 읽었다. 그리고 진짜 김영준 교수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학기 시작도 못 한 채 사망했을 때, 행정실의 혼란을 틈타 내가 그의 자리를 대신했다. 신분증도, 학력도 꾸며냈다. 미친 짓이었다.

창문으로 쏟아지는 여름 햇살이 강의실 바닥에 금빛 사각형을 그렸다. 나는 가방에서 준비한 강의 노트를 꺼냈다. 그것은 내가 밤새 읽고 필사하고 외운 문장들로 가득했다. 첫 시간, 나는 카프카의 '변신'에 대해 이야기했다. 하룻밤 사이 갑충이 된 남자의 이야기. 정체성의 위기와 소외에 관한 이야기. 그레고르 잠자처럼, 나도 하룻밤 사이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놀랍게도, 학생들은 내 강의에 열광했다. 여름이 깊어질수록 강의실은 더 붐볐고, 토론은 더 열정적이 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가짜 교수인 내가 진짜보다 더 진실된 문학의 세계로 그들을 인도하고 있었다. 그들의 눈에서 지식에 대한 갈증을 보았다. 그리고 그 갈증을 채우는 것이 내 삶의 의미가 되어갔다.

팔월의 끝, 학기가 마무리될 무렵, 한 학생이 내게 다가왔다. "교수님, 제가 알기론 김영준 교수님은 키가 180cm가 넘고 안경을 쓰셨다던데..." 그 순간 내 심장이 멈췄다. 들켰다는 공포가 온몸을 떨게 했다. 하지만 그 학생은 웃으며 말을 이었다. "그런데 교수님처럼 열정적인 강의는 처음이에요. 다음 학기에도 꼭 뵙고 싶습니다."

마지막 강의 날, 나는 교무실에서 학장의 전화를 받았다.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의 첫 마디는 예상과 달랐다. "정식으로 문학과 조교수 자리를 제안하고 싶습니다." 내가 말문이 막혀있자 그가 덧붙였다. "당신의 진짜 이름이 김영준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만, 때로는 우리가 누구인지보다 어떤 존재가 되려 하는지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대학 캠퍼스에 가을의 첫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할 때, 나는 깨달았다. 여름의 뜨거운 거짓말이 때론 평생의 진실보다 더 진실할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우리 모두는 어쩌면, 누군가의 이야기 속에서만 온전히 자신이 될 수 있는지도 모른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