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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데이트

여름 데이트: 빛나는 순간들의 기록

기억이 사진으로 변할 수 있다면, 그날의 햇살은 과노출된 빛줄기로 남았을 것이다. 여름의 절정, 아스팔트가 신발 밑창을 녹일 듯한 날씨였지만 나는 그녀를 만나러 가는 길이었다.

우리의 세 번째 데이트. 손바닥에 맺힌 땀을 계속해서 청바지에 문질렀다. 약속 장소에 도착했을 때, 그녀는 이미 와 있었다. 하늘색 원피스를 입은 그녀의 머리카락이 미세한 바람에 흔들렸다. 그 순간 시간이 멈춘 것 같았다.

"오래 기다렸어?" 내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미소지었다. "방금 왔어."

우리는 도시 변두리의 작은 수목원으로 향했다. 햇빛이 나뭇잎 사이로 스며들어 바닥에 그림자 패턴을 만들었다. 매미 소리가 귀를 찢을 듯했지만, 이상하게도 그 소리가 우리의 어색함을 덮어주는 것 같았다.

"아이스크림 먹을래?" 내가 물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고, 우리는 작은 가게에서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샀다. 바닐라와 딸기. 그녀의 아이스크림이 녹아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리자, 나는 휴지를 건넸다. 우리의 손이 스쳤을 때, 전류가 흐르는 듯했다.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벤치에 앉았을 때, 그녀가 갑자기 물었다. "내가 궁금한 게 있어."

"뭔데?"

"왜 나한테 데이트 신청했어? 우리는 거의 모르는 사이잖아."

침묵이 흘렀다. 멀리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진실을 말해야 할까? 그녀의 눈동자가 햇빛에 반짝였다.

"사실... 그날 카페에서 네가 읽고 있던 책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소설이었어. 자세히 보니까 네 책에는 밑줄도 많이 그어져 있더라고. 내가 좋아하는 문장들에. 그때 생각했어. 이 사람을 더 알고 싶다고."

그녀의 눈이 커졌다. "정말? 그런 이유였어?"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웃음을 터뜨렸다.

"그런데 있잖아, 그건 내 책이 아니었어. 친구한테 빌린 거였거든."

내 얼굴이 뜨거워졌다. 그녀는 여전히 웃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가 내 손을 잡았다. "그 책 읽어봤어. 친구가 추천해서. 네가 좋아하는 문장들이 뭔지 궁금해."

그날 저녁, 우리는 그 책에 대해 이야기하며 해가 질 때까지 벤치에 앉아 있었다. 가끔은 오해가 새로운 시작이 되기도 한다. 여름의 뜨거운 햇살 아래, 우리의 데이트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이 우리 이야기의 가장 아름다운 시작이었다.

그해 여름이 끝날 무렵, 그녀의 책장에는 내가 좋아하는 책들이, 내 책장에는 그녀가 좋아하는 책들이 늘어갔다. 때로는 책의 여백에 남긴 메모가 가장 진실된 사랑의 언어가 된다는 것을 우리는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