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ndom.GG

여름생존

여름의 생존: 붉은 아스팔트 위에서

아스팔트가 숨을 내뱉었다. 도시의 검은 피부는 43도의 열기를 머금은 채 녹아내리고 있었다. 나는 그 위에 서 있었다.

지구온난화라는 말이 신문의 작은 지면을 차지하던 시절은 끝났다. 이제 그것은 우리의 일상이 되었다. 특히 이번 여름은 달랐다. 달랐다기보다는 잔인했다. 정전이 일상이 된 도시에서 에어컨은 사치였고, 얼음은 금보다 값진 보물이었다. 생수를 파는 가게 앞에는 길게 줄이 늘어섰고, 그마저도 '1인 2병'이라는 팻말이 붙어 있었다.

거리의 나무들은 이미 8월인데도 가을을 맞은 듯 잎을 노랗게 물들이고 있었다. 햇빛에 탈수된 것이다. 공원의 분수대는 말라붙은 지 오래였고, 새들은 더 이상 도시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가끔 신문에는 열사병으로 쓰러진 노인들의 소식이 실렸다. 그리고 다음 날이면 그 기사는 또 다른 비극으로 대체되었다.

"물 한 병 더 주세요."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은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죄송합니다, 손님. 30분 전에 마지막 재고가 팔렸어요. 다음 배송은 내일 아침입니다."

내 목이 마르게 타들어갔다. 집까지는 걸어서 20분. 그 시간을 견딜 수 있을까? 이제는 그런 계산을 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체력 소모와 수분 섭취량의 균형을 맞추는 생존 방정식. 여름은 더 이상 바캉스의 계절이 아닌, 생존의 계절이었다.

길가에 널브러진 사람을 보았다. 처음에는 취객인 줄 알았다. 그러나 그의 입술이 바짝 말라 있는 것을 보고 달려갔다. 가방에 남아있던 마지막 물병을 그의 입술에 댔다. 그의 눈이 희미하게 떠졌다. "고맙..."

그때였다. 누군가 내 손에서 물병을 낚아챘다. 웃옷을 벗은 청년이 뒤돌아보지도 않고 달아났다. 내 목마름은 분노로 바뀌었다. 하지만 그를 쫓을 힘조차 없었다. 쓰러진 남자와 나,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았다. 말없이.

그날 저녁, 뉴스에서는 기상 관측 이래 최고 온도를 기록했다고 했다. 그리고 예보는 "내일은 더 더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창문 밖으로 보이는 도시는 열기에 일그러진 채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내 방의 온도계는 38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오늘도 살아남았다. 그리고 내일도,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한다. 이것이 새로운 여름의 의미였다. 오늘 밤, 나는 타오르는 도시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우리가 만들어낸 이 지옥에서, 가장 원시적인 본능으로 돌아간 인간의 모습이 가장 진실된 것인지도 모른다고.

창문을 열었다. 뜨거운 밤공기가 방 안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마치 용광로의 입김 같았다. 그리고 문득 깨달았다. 이 여름을 이기는 방법은, 어쩌면 불꽃보다 더 뜨겁게 타오르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