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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재밌는

여름의 재밌는 미스터리

여름이 절정에 달한 오후, 우리 마을에 특별한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그 집 마당에 물놀이터가 하루 만에 생겼대." 처음 들었을 때는 그저 재밌는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골목을 지나치던 그날, 나는 정말로 그것을 보았다. 장씨네 집 담장 너머로 보이는 형형색색의 미끄럼틀과 물보라, 그리고 환호성. 어제까지만 해도 대나무 숲이었던 그곳에 웬 워터파크가? 햇빛에 반사된 물방울들이 무지개처럼 빛났고, 어린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담장을 넘어 흘러나왔다.

"어서 와, 구경만 할 거야?" 담장 위에 걸터앉은 장씨 할아버지가 손짓했다. 망설임도 잠시, 나는 그의 초대에 응했다. 담장을 넘어 발을 들여놓자 더위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상하게도 마당 안은 바깥보다 훨씬 시원했다.

"이게 다 어떻게 된 거예요?" 내가 물었다. 할아버지는 신비로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오래된 가족 비밀이야. 일 년에 딱 하루, 가장 더운 날에만 나타나는 여름의 선물이지."

뜨거운 태양 아래, 나는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물에 닿는 순간, 내 기억 속 모든 여름이 한꺼번에 되살아났다. 첫 수영을 배웠던 날, 할머니와 함께 먹었던 수박, 친구들과 밤새 본 별똥별... 물은 마치 시간을 담은 듯했다.

"다들 자기만의 추억을 보게 돼." 할아버지가 설명했다. "한여름의 마법이야. 재밌는 건, 사람마다 보는 게 다르다는 거지."

그날 오후, 나는 물놀이터에서 마을 사람들을 만났다. 모두 각자의 여름을 경험하고 있었다. 슬픔에 빠져있던 김 씨는 돌아가신 아내와의 마지막 여름을, 입시에 지친 고등학생은 어린 시절 해변에서의 자유로운 날들을 다시 만나고 있었다.

해가 질 무렵, 물놀이터는 천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물은 증발하듯 공기 중으로 흩어졌고, 미끄럼틀은 다시 대나무 숲으로 돌아갔다. "내년 여름에 또 올 거지?" 할아버지가 물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몸은 젖어있었지만 마음은 이상하게 가벼웠다. 주머니에서 뭔가 딱딱한 것이 만져졌다. 꺼내보니 작은 수정 구슬이었다. 햇빛에 비추자 그 안에 여름날의 풍경이 담겨있었다. 아직도 가끔, 가장 더운 날이면 그 구슬을 꺼내 들여다본다. 그러면 어김없이 그날의 재밌는 물놀이터가 내 방 안에 다시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