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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MBTI

여름의 MBTI: 우리가 만난 계절의 성격

그녀가 내게 물었다. "당신의 MBTI는 뭐예요?" 우리의 첫 만남이었던 그 여름날, 나는 그런 질문을 예상하지 못했다. 햇빛이 강렬하게 내리쬐는 카페 테라스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얼음이 천천히 녹아내리는 소리가 우리 사이의 정적을 채웠다.

"ISTP요," 나는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당신은요?"

"재미있네요. 저는 ENFJ예요. 우리는 정반대네요." 그녀의 웃음소리가 여름 공기를 가르며 퍼졌다. 그 순간, 나는 이 만남이 단순한 소개팅이 아니라는 것을 직감했다.

민지는 심리학과 교수였다. 그녀에게 MBTI는 단순한 취미가 아닌 삶의 일부였다. "여름이라는 계절도 MBTI가 있을까요?" 그녀가 문득 물었다. 햇살이 그녀의 갈색 머리카락에 금빛 하이라이트를 만들어냈다.

"여름이 성격이 있다면... 아마도 ESFP겠죠. 즉흥적이고, 열정적이고, 모든 감각을 깨우는..." 내 대답에 그녀의 눈이 반짝였다.

그 후 우리는 계절의 성격을 분석하는 게임을 시작했다. 가을은 INFP, 겨울은 INTJ, 봄은 ENFP. 우리의 대화는 깊어졌고,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두 잔, 세 잔으로 이어졌다. 매분 매초가 그녀의 목소리, 그녀의 생각, 그녀의 웃음으로 채워졌다.

그날 이후 우리는 여름 내내 만났다. 그녀와 함께한 시간은 마치 여름처럼 뜨겁고 강렬했다. 하지만 가을이 다가오면서, 그녀의 메시지는 줄어들기 시작했다. 마지막 만남에서 그녀는 나에게 편지를 건넸다.

"우리의 관계를 분석해봤어요. 당신은 내향적이고, 나는 외향적이에요. 당신은 현실에 집중하고, 나는 가능성을 봐요. 이론적으로는 우리가 보완해줄 수 있지만... 실제로는 너무 달라요."

나는 분노했다. 사람을 이론으로만 판단한다니. 그날 밤, 나는 모든 MBTI 검사 사이트를 뒤졌다. 내 성격 유형을 바꿀 수 있을까? 결과는 항상 같았다: ISTP.

여름이 끝나갈 무렵, 나는 깨달았다. MBTI가 우리의 만남을 시작하게 했지만, 그것이 우리를 갈라놓은 것은 아니었다. 단지 우리는 서로에게 맞지 않았을 뿐. 마치 어떤 계절이 모든 사람에게 좋을 수 없듯이.

오늘, 또 다른 여름의 끝자락에서 나는 문득 생각한다. 만약 계절이 정말 MBTI를 가진다면, 여름은 해마다 성격이 바뀌는 건 아닐까? 작년의 뜨거웠던 여름과 올해의 비 많은 여름이 같은 성격일 리 없으니. 그리고 우리도 마찬가지일 테다. 어쩌면 네 글자로는 결코 담아낼 수 없는, 변화무쌍한 계절 같은 존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