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사친의 과자: 달콤한 비밀
마지막 과자를 손에 쥐고 있을 때, 나는 이미 그녀가 문 앞에 서 있다는 것을 알았다. 지영이 특유의 향기가 문틈으로 스며들었고, 그 순간 내 심장은 과자 봉지처럼 바스락거리기 시작했다.
"내가 좋아하는 거 먹고 있네." 마치 내 생각을 엿본 것처럼 지영이 웃으며 들어왔다. 대학 4년 내내 '그냥 친구'였던 우리는, 졸업 후에도 이렇게 서로의 집을 드나들었다. 여사친. 그것보다 더 편리하고, 그것보다 더 잔인한 관계는 없었다.
그녀는 내 옆에 앉아 무심코 내 손에서 과자를 집어 들었다. 입술에 닿은 과자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이 오늘따라 달랐다. "이거, 너무 달아." 그녀가 말했다. 그녀의 손가락에 묻은 설탕 가루가 햇빛에 반짝였다.
"대학 때 우리 처음 만났던 날 기억나?" 그녀가 물었다. "내가 수업시간에 과자 먹다가 걸렸을 때." 지영은 웃음을 터트렸다. "넌 옆자리에서 '선배님, 저도 하나만요'라며 교수님 시선을 돌렸지."
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때의 기억은 달랐다. 나는 그녀의 웃음소리에 반해버렸고, 그 과자 맛보다 그녀의 존재가 더 달콤했다는 걸 말하지 않았다.
"사실..." 지영이 갑자기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때 네가 그렇게 나서지 않았다면, 우린 지금 여기 없었을 거야." 그녀의 손가락이 과자 부스러기를 만지작거렸다. "네가 얼마나 소중한지 모르겠어."
봉지 안의 마지막 과자를 꺼내며 지영이 말했다. "이런 거 있잖아. 마지막 한 조각을 두고 사람들이 서로 '너 먹어', '아니 너 먹어' 하는 거." 그녀는 과자를 반으로 쪼개 한 조각을 내게 내밀었다. "근데 난 항상 생각했어. 진짜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나눠 먹자고 할 거라고."
지영은 자신의 조각을 입에 넣었다. 나도 따라 먹었다. 평범한 과자 맛이었지만, 갑자기 모든 감각이 예민해졌다. "이제 와서 말하는 건데," 그녀가 눈을 피하며 말했다. "대학 때부터 널 좋아했어. 그냥 친구로서가 아니라."
방 안에 정적이 내려앉았다. 과자 봉지가 우리 사이에서 바스락거렸다. 빈 봉지처럼 텅 빈 마음으로 4년을 보냈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그 안에는 우리 둘 다 말하지 못한 마음이 가득했다. 과자처럼 바삭하게 부서질까 봐 꺼내지 못했던 진심들이.
지영의 입가에 남은 하얀 설탕 가루를 바라보며, 나는 깨달았다. 때로는 가장 달콤한 것들이 가장 가까이에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이 녹아 없어지기 전에 맛보아야 한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