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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사친괴담

여사친의 괴담

"너희 학교에도 여자 화장실 네 번째 칸 이야기 있지?" 지은이 물었다. 우리 셋은 오랜 여사친 사이로, 대학에 흩어진 후 처음으로 함께 모인 밤이었다. 캠핑장 텐트 속, 손전등 하나가 우리 얼굴을 기괴하게 비추고 있었다. 여름밤 공기는 끈적이고, 바깥에서는 곤충들의 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왔다.

"그거 다 어디나 있는 이야기잖아," 내가 무심코 대답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들었던 괴담이야."

민지가 작게 웃었다. "근데 네가 알던 이야기랑은 조금 달라. 우리 학교 버전은 특별해."

지은이 손전등을 턱 밑에 대고 목소리를 낮췄다. "네 번째 칸에 들어가서 세 번 노크하면, 어떤 여자애가 너한테 화장지를 건네준대. 그런데 그 여자애는 거울에 비치지 않아."

갑자기 텐트 밖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우리 셋은 숨을 죽였다. 민지가 내 팔을 꽉 쥐었다.

"아무것도 아닐 거야," 내가 말했지만, 내 목소리가 떨리는 걸 스스로도 느낄 수 있었다.

지은이 계속했다. "근데 이상한 건, 그 여자애가 정말 존재했대. 몇 년 전에 실종된 여학생이래. 근데 그 애가 원하는 건..."

그 순간, 텐트 문이 열렸다. 우리 모두 비명을 질렀다.

"미안, 깜짝 놀랐지?" 텐트 밖에서 웃음소리가 들렸다. 민지의 남자친구였다. "간식 가져왔어."

우리는 긴장을 풀고 웃었다. 괴담 시간은 끝났고, 밤은 평화롭게 흘러갔다.

다음 날, 캠퍼스로 돌아와 기숙사에 들어가자마자 화장실에 갔다. 아무도 없었다. 네 번째 칸으로 들어가 문을 잠갔다. 지은이의 이야기가 자꾸 머릿속에 맴돌았다. '어차피 말도 안 되는 이야기잖아,' 생각하며 장난스럽게 문을 세 번 두드렸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당연했다. 그냥 오래된 괴담일 뿐이었다. 용무를 마치고 손을 씻으러 세면대로 향했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은 피곤해 보였다. 그리고 그때, 거울 속에서 네 번째 칸의 문이 천천히 열리는 것이 보였다. 하지만 정작 내 뒤에 있는 진짜 칸의 문은 닫힌 채였다.

거울 속 열린 문에서 한 여학생이 나왔다. 교복을 입은 그녀는 내게 직접 말을 건네지 않았지만, 그녀의 입술이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네가 알던 이야기와는 조금 달라.'

그리고 그제서야 나는 깨달았다. 그녀는 내 여사친 민지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