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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사친부모님

여사친의 부모님: 문턱을 넘는 마음

어색함은 벽이 아니라 문턱이었다. 그 사실을 깨달은 건 민지의 부모님 집 현관에 서 있을 때였다. 난 열 번째 발가락마다 다른 색의 매니큐어를 바른 그녀의 맨발을 보며 이 집에 들어서는 것이 얼마나 자연스러운 일인지 새삼 깨달았다.

"이상하지? 엄마아빠가 널 보고 싶어 해." 민지가 집 열쇠를 돌리며 웃었다. 여섯 해 동안의 여사친 관계에서, 이건 처음이었다.

민지의 집 안으로 들어서자 익숙한 김치찌개 냄새가 코끝을 간질였다. 그 냄새는 민지의 머리카락에서 가끔 맡을 수 있던 그것과 같았다. 우리가 도서관에서 밤샘 공부를 하거나, 술에 취해 같은 침대에서 등을 맞대고 잘 때면 느낄 수 있던 그 향기.

"드디어 왔구나!" 민지 어머니의 목소리에는 마치 오래 기다려온 사람을 맞이하는 듯한 따뜻함이 있었다. 그녀의 얼굴에서 나는 십 년 후의 민지를 보았다.

식탁에 둘러앉았을 때, 나는 이상한 기시감에 사로잡혔다. 마치 오래된 꿈을 현실에서 만난 것 같은. 민지의 아버지는 내게 대학 생활과 취업 계획에 대해 물으셨다. 대답하면서 깨달았다. 이건 그냥 친구 부모님과의 만남이 아니었다. 나는 시험대에 올라 있었다.

"우리 딸 민지가 널 참 좋아한단다," 어머니가 국을 더 떠주시며 말했다. "항상 너 이야기를 해."

민지는 갑자기 숟가락을 떨어뜨렸다. "엄마!" 그녀의 뺨이 토마토처럼 붉어졌다.

세 시간의 식사는 마치 세 분의 길이로 느껴졌다. 민지의 아버지는 대학 시절 사진첩을 꺼내셨고, 어머니는 민지의 유치원 시절 이야기를 털어놓으셨다. 민지는 그저 헛기침을 하며 자리를 비우기를 반복했다.

돌아가는 길, 밤공기가 차가웠다. 민지는 내 팔짱을 꼈다. "미안해, 우리 부모님이 그렇게 널 궁금해할 줄 몰랐어."

"괜찮아. 재미있었어." 내가 말했다. 그러나 그건 단순한 재미가 아니었다. 민지의 부모님은 나를 딸의 '그냥 친구'로 대하지 않았다. 그들의 눈빛과 질문 속에는 '미래의 사위'를 가늠하는 무게가 있었다.

"그런데 네가 왜 그렇게 당황했는지 모르겠어." 내가 물었다.

민지는 발걸음을 멈추고 내 눈을 똑바로 쳐다봤다. 가로등 불빛이 그녀의 얼굴 절반을 비추었다. "여섯 해 동안 네가 못 본 것을 우리 부모님은 한 번에 알아봤거든."

그 순간 모든 게 명확해졌다. 민지와 나 사이에 있던 문턱은 사실 내가 만든 것이었다. '여사친'이라는 안전한 레이블 뒤에 숨어서, 그녀의 손길과 웃음과 눈빛이 의미하는 바를 외면해왔던 것이다. 민지의 부모님은 그저 내가 스스로에게 인정하지 않던 진실을 드러내 보여준 것뿐이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나는 민지의 손을 잡았다. 여섯 해 만에 처음으로. 우리 사이의 문턱을 넘어서는 첫 걸음이었다. 민지의 부모님이 이미 알고 있던 것처럼, 사실 우리 둘 다 이 순간을 오래 기다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