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여사친: 변하는 계절처럼
네가 웃을 때마다 그 얼굴에 맺히는 땀방울은 여름 햇살 아래 반짝이는 호수 표면 같았다. 창문 너머 매미 소리가 시끄럽게 울려 퍼지는 교실에서, 나는 또 그녀의 옆모습만 바라보고 있었다. 이윤아, 내 열여덟 번째 여름을 함께하는 여사친.
"민준아, 또 멍때리고 있어? 종 쳤어, 가자." 윤아가 내 책상을 두드리며 말했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항상 시원한 바람 같은 무언가가 있었다. 친구로서 좋아하는 걸까, 아니면 그 이상일까. 나는 매일 밤 이 질문 앞에서 헤매고 있었다.
방학이 시작되고 우리는 매일 같이 도서관에서 공부했다. 에어컨 바람이 윤아의 긴 머리를 살짝 흔들 때마다 복숭아 샴푸 향이 내 방향으로 밀려왔다. "시험 끝나면 바다 갈래?" 어느 날 그녀가 불쑥 물었다. 내 심장은 그녀의 질문보다 더 빠르게 뛰었다.
해변에 도착했을 때, 윤아는 망설임 없이 바다로 뛰어들었다. 파도가 그녀의 웃음소리를 삼키고, 그녀의 실루엣이 햇빛 아래 반짝였다. "뭐해? 빨리 와!" 그녀의 외침에 나도 바다로 뛰어들었다. 차가운 물이 내 몸을 감쌌지만, 내 마음은 뜨거웠다.
해가 지고 모닥불 앞에 앉아 있을 때였다. "사실 내일 전학 가." 윤아가 불꽃만 바라보며 말했다. 내 세계가 멈춘 것 같았다. "아버지 일 때문에 갑자기 결정됐어. 미안해, 말 못 했어." 그녀의 목소리는 여름 끝자락처럼 서글펐다.
"네가 좋아." 내 입에서 나온 말에 나 자신도 놀랐다. "그냥 친구로서가 아니라... 더 많이." 윤아의 눈이 커졌다. 그리고 잠시 후, 그녀의 표정에 서서히 미소가 번졌다.
"나도 알아." 그녀가 말했다. "네 마음, 다 알고 있었어." 내 심장이 멈췄다 다시 뛰기 시작했다. "그래서 더 말하기 어려웠어... 전학 가는 거."
그날 밤 우리는 많은 이야기를 했다. 서로의 마음, 앞으로의 시간, 그리고 이별에 관해. 그녀는 내일 떠나지만, 우리는 연락을 계속하기로 했다. 장거리 관계가 얼마나 지속될지, 그리고 우리의 감정이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몰랐다.
다음 날 아침, 윤아의 집 앞에서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네 여름은 어땠어?" 그녀가 물었다. 나는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네가 있어서 뜨거웠어." 윤아는 웃었고, 그 웃음소리는 내 기억 속에 여름처럼 선명하게 남았다.
지금도 가끔, 특히 무더운 여름날이면 윤아를 생각한다. 어쩌면 모든 여사친들이 그렇듯, 우리도 계절처럼 변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해 여름의 기억만은, 마치 호박 속의 곤충처럼 영원히 그 순간 그대로 내 안에 보존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