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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사친초콜렛

달콤한 착각: 여사친의 초콜렛

그녀가 초콜릿을 건넸을 때, 내 심장은 멈췄다가 다시 뛰기 시작했다. 발렌타인데이. 평소와 다름없는 그녀의 표정, 하지만 나에게만 건네는 수제 초콜릿. 10년 지기 여사친 유진이의 손에서 나온 이 작은 상자가 내 인생을 바꿀 거라고 생각했다.

"맛있게 먹어. 올해는 특별히 정성 들였어." 유진이의 목소리에는 평소와 다른 떨림이 있었다. 그녀의 볼이 살짝 붉어진 것도 놓치지 않았다. 나는 심장이 터질 것 같은 기분으로 상자를 받았다. 주변의 소음이 멀어지고, 우리 둘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이 무너지는 듯했다.

회사에서 돌아온 후, 나는 침대에 앉아 그 상자를 조심스레 열었다. 달콤한 초콜릿 향기가 방 안에 퍼졌다. 하트 모양의 초콜릿들이 정성스레 놓여 있었고, 그 중앙에는 작은 쪽지가 있었다. 손이 떨렸다. 십 년 동안 친구로만 머물렀던 우리의 관계가 오늘 밤 달라질 것이란 예감이 들었다.

'항상 내 곁에 있어줘서 고마워. 너는 내 최고의 친구야.'

친구. 그 단어가 가슴을 찔렀다. 초콜릿 하나를 입에 넣었다. 쓴맛이 혀끝에서 퍼졌다. 다크 초콜릿. 유진이는 내가 다크 초콜릿을 좋아한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녀는 항상 그랬다. 내 모든 것을 기억하고, 신경 쓰고, 배려했다. 하지만 '친구'로서.

휴대폰이 울렸다. 유진이의 메시지였다. '초콜릿 맛있어? 내일 점심에 만나자. 중요한 얘기가 있어.'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 중요한 얘기. 그것이 무엇일지 수십 가지 가능성이 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어쩌면 쪽지는 그저 전초전이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내일, 그녀는 정말로 하고 싶었던 말을 할지도 모른다.

다음 날, 유진이를 만났을 때 그녀의 손에는 웨딩 청첩장이 들려 있었다. "네가 제일 먼저 알았으면 해서," 그녀가 말했다. "다음 달에 결혼해. 너도 올 거지? 내 베스트 프렌드니까."

나는 미소를 지었다. 십 년간 그랬던 것처럼 완벽한 친구의 미소를. "당연하지," 내가 대답했다. "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날인데."

그날 밤, 나는 그녀가 준 초콜릿 상자를 다시 열었다. 마지막 한 조각이 남아있었다. 입에 넣자 처음과는 다른 맛이 느껴졌다. 여전히 쓰지만, 묘하게 달콤한 뒷맛이 혀에 남았다. 마치 10년간의 우리 관계처럼. 초콜릿이 녹아내리는 동안, 나는 생각했다. 어쩌면 사랑과 우정 사이의 경계는 초콜릿처럼 때로는 쓰고, 때로는 달콤한 것인지도 모른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