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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사친화장품

여사친의 화장품: 진실을 덮는 마스크

처음으로 그녀의 화장품 파우치를 열었을 때, 나는 그것이 내 인생을 완전히 뒤바꿀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민지는 5년째 내 '여사친'이었다. 오해하지 마라. 우리는 항상 그것뿐이었다. 친구. 순수한 친구 관계.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녀의 아파트에 도착했을 때 현관문은 열려 있었다. "민지야?" 내 목소리가 비어있는 공간에 메아리쳤다. 응답은 없었다. 그저 욕실에서 흘러나오는 물 떨어지는 소리만이 침묵을 깨뜨릴 뿐이었다. 민지는 급한 가족 모임 때문에 자신의 노트북을 가져가 달라는 문자를 보냈었다.

거실 테이블 위에 노트북이 보이지 않자, 나는 그녀의 방으로 향했다. 그녀의 침대 옆 책상 위에 노트북이 놓여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 민지의 화장품 파우치가 열려 있었다. 파우치에서는 희미한 장미향이 났다. 언제나 그녀가 풍기던 그 향기. 호기심이 들었다. 5년 동안 절대 화장기 없이 본 적 없는 친구, 민지의 비밀은 무엇일까.

파우치 속에서 눈에 띄는 것은 특별한 파운데이션 하나였다. 제품명 아래에 작은 글씨로 적혀 있었다: '흉터 커버용'. 나는 얼었다. 민지에게 흉터가? 그녀는 언제나 완벽한 피부를 가진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그 순간, 나는 기억했다. 3년 전 여름, 우리가 처음으로 물놀이를 가기로 했을 때, 갑자기 취소했던 일. 그 이후로도 수영장이나 바다는 늘 거절했던 그녀.

파우치 안쪽 주머니에는 작은 종이가 접혀 있었다. 펼쳐보니 병원 진료 영수증이었다. '화상 후 재건 수술 상담' 이라고 적혀 있었다. 날짜는 내가 민지를 처음 만나기 두 달 전이었다.

복도에서 열쇠 꽂는 소리가 들렸다. 급하게 모든 것을 제자리에 돌려놓고 노트북을 집어 들었다. 민지가 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 나는 마치 방금 도착한 것처럼 행동했다.

"민지야, 나 노트북 가지러 왔어."

그녀는 미소 지었다. 완벽하게 화장된 얼굴로. "고마워. 진짜 급해서. 괜찮아?"

"응, 괜찮아." 내 목소리가 떨렸다. 말하고 싶었다. 그녀에게 다가가 안아주고, 흉터가 무서워할 필요 없다고, 그녀는 내게 완벽하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5년 동안 쌓아온 우정이 무너질까 두려웠다.

그날 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화장품 가게에 들렀다. 계산대 앞에서 머뭇거리다 결국 그 파운데이션을 샀다. 상자를 열어 설명서를 읽었다: '모든 흉터와 상처를 가리는 데 효과적'.

민지의 화장품 파우치에서 본 것처럼, 때로는 가장 큰 상처가 가장 완벽한 가면 뒤에 숨어 있다. 그리고 나는 문득 깨달았다 - 우리 모두는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만의 화장품을 지니고 있는지도 모른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