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사친의 MBTI: 알면 알수록 멀어지는 우리
"네가 오래 지켜본 사람의 MBTI를 맞춰보라면, 얼마나 정확할까?" 민지가 카페 테이블 위에 휴대폰을 탁 내려놓으며 물었다. 오랜 여사친으로서 난 그녀의 목소리에 숨겨진 위험한 호기심을 알아차렸어야 했다.
여름 해가 서서히 기울며 카페 창문을 통해 황금빛 광선이 우리 테이블을 비추고 있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얼음이 녹아내리며 잔에 물방울이 맺히는 동안, 민지의 손가락은 핸드폰 화면을 빠르게 넘기고 있었다. 그녀는 항상 이런 게임을 좋아했다. 사람들을 분류하고, 예측하고, 분석하는 것.
"너 INFP야. 확실해." 내가 자신 있게 말했다. 대학 4년, 그녀의 세심함과 창의적인 면모, 그리고 때로는 과도한 공감 능력까지. 모든 게 맞아떨어졌다.
민지가 웃었다. 그 웃음이 평소와 달리 어딘가 냉랭하게 느껴졌다. "틀렸어. 난 ENTJ야. 방금 다시 테스트했거든."
순간 카페의 소음이 멀어지는 느낌이었다. ENTJ라고? 계획적이고, 결단력 있고, 논리적인 리더? 항상 시험 전날 울며 불안해하던 그녀가?
"말도 안 돼. 넌 내향적이잖아. 모임에서 항상 구석에 앉아서—"
"그건 네가 그렇게 본 거야." 그녀가 차갑게 끊었다. "난 단지 네가 불편해하니까 같이 조용히 있어준 거였어."
그 순간 깨달았다. 우리의 4년은 내가 일방적으로 그려온 초상화였다. 마음에 드는 색만 골라 칠한 그림. 갑자기 기억 속 장면들이 다른 색채로 물들기 시작했다. 시험 전날의 눈물은 완벽주의였고, 조용함은 배려였으며, 나를 항상 챙기던 것은 리더십이었다.
"근데, 너의 ISFJ는 정확했어." 그녀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 "항상 같은 카페, 같은 메뉴, 심지어 같은 자리까지. 그리고 날 네가 생각한 대로만 보려는 고집."
단 네 글자가 4년의 친구 관계를 뒤흔들었다. 어쩌면 우리는 서로를 전혀 알지 못했는지도 모른다. 혹은 너무 잘 알고 있었기에, 변화를 인정하지 않았는지도.
민지가 가방을 집어들며 일어섰다. "네가 아는 사람과 실제 내가 다를 수 있다는 걸 받아들일 수 있어?" 그녀의 목소리에는 더 이상 질문이 아닌 선언이 담겨 있었다.
그녀가 카페를 나가며 남긴 향수 냄새가 공기 중에 흩어졌다. 테이블 위에는 그녀의 MBTI 결과 화면이 여전히 켜진 채 놓여 있었다. 화면을 자세히 보니 결과의 맨 아래 작은 글씨가 눈에 들어왔다: "이 테스트는 단지 참고용입니다. 당신은 어떤 유형에도 완벽히 들어맞지 않는, 복잡한 개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