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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친간식

여친의 간식: 너에게 건네는 달콤한 비밀

그녀가 내게 건넨 간식통에는 내 이름이 아닌 다른 사람의 이름이 쓰여 있었다. 뜨거운 여름날, 에어컨 바람이 피부를 간지럽히는 카페에서 민지는 평소처럼 환하게 웃으며 작은 통을 건넸다. "오늘은 특별한 거야." 그녀가 말했다. 그 순간만큼은 아무것도 의심하지 않았다.

간식통 안에는 정성스럽게 만든 쿠키들이 담겨 있었다. 초콜릿 청크가 박힌 쿠키에서는 버터 향이 은은하게 퍼져나왔고, 하트 모양으로 장식된 작은 메모지가 그 위에 놓여 있었다. 몇 개월 동안 그녀는 매주 새로운 간식을 만들어 내게 가져왔다. 가끔은 브라우니, 때로는 마카롱, 그리고 가장 좋아하는 레몬 타르트까지. 그때마다 나는 그녀의 손길이 닿은 곳에서 사랑을 맛본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날의 간식통은 달랐다. 투명한 플라스틱 뚜껑 위에 적힌 이름은 '동현'이었다. 낯선 이름을 보는 순간, 머릿속에서 차가운 물결이 밀려왔다. 내 이름은 '도현'이었다. 한 글자 차이, 세상의 차이. 민지의 눈을 바라봤을 때, 그녀는 아무것도 모르는 듯 웃고 있었다.

"이거... 누구야?" 목소리가 떨렸다.

그녀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었다. 눈동자가 간식통으로 향했고, 그제서야 실수를 깨달은 듯했다. "아... 그게..." 그녀의 목소리는 공중에 흩어졌다.

침묵이 우리 사이를 가득 채웠다. 창문 밖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은 여전히 웃고 있었고, 옆 테이블에서는 누군가 케이크를 자르고 있었다. 세상은 평소와 다름없이 돌아가고 있었지만, 내 세계는 그 자리에서 멈췄다.

"친구야. 그냥 친구." 그녀가 말했지만, 그녀의 눈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나는 쿠키 하나를 집어 입에 넣었다. 평소와 같은 맛이었지만, 이제는 달콤함 속에 쓴맛이 숨어있는 것 같았다. 민지가 만든 모든 간식들이 누구를 위한 것이었는지 궁금해졌다. 내가 먹은 것들은 다른 사람의 몫이었을까, 아니면 그저 연습작이었을까.

카페를 나서면서 깨달았다. 사랑은 간식 같아서, 나눠먹으면 더 행복해질 수도 있지만, 때로는 유통기한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그리고 그날 이후, 나는 다시는 민지의 간식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가끔, 달콤한 버터 향기가 코끝을 스치면, 그녀의 간식통에 적힌 낯선 이름이 떠오른다. 한 글자의 차이가 얼마나 큰 상처를 남길 수 있는지 알게 해준 그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