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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친여행

금지된 여행: 내 여친이 사라진 그곳

쿠웨이트 공항에서 도착한 그녀의 마지막 메시지는 단 한 줄이었다. "나 이제 진짜 여행을 떠나볼래."

민지는 내 여친이면서 동시에 인스타그램에서 10만 팔로워를 거느린 여행 인플루언서였다. 우리는 3년간 수십 개의 국가를 함께 다녔고, 그녀의 카메라에는 항상 내가 등장했다. 내 뒷모습, 내 손, 내 그림자. 직접 얼굴을 보여주지 않으면서도 '남자친구와 함께하는 여행'이라는 로맨스를 팔았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녀의 계정에서 가장 모호한 존재는 바로 나였다.

그 메시지 이후 72시간이 지났다. 통화도, 메시지도 닿지 않았다. 그녀의 인스타그램에는 새로운 게시물이 올라왔다. 사진 속에는 황량한 사막 한가운데 서 있는 그녀의 모습. 캡션에는 위치 태그가 없었다. 댓글에는 팔로워들의 칭찬이 가득했지만, 내 눈에는 그녀의 미소가 어딘가 공허해 보였다.

쿠웨이트 경찰에게 신고했지만 소용없었다. "성인 여성이 자발적으로 연락을 끊는 것은 범죄가 아닙니다." 그들의 말이 맞았다. 그녀는 자유롭게 여행할 권리가 있었다. 하지만 내 불안은 잠재울 수 없었다.

그녀의 노트북을 열어보니 최근 검색 기록에 '여성 혼자 여행하기 금지된 지역'이라는 키워드가 있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오지 마을 이름과 함께. 민지는 항상 규칙과 금기를 깨는 콘텐츠에 목말라 있었다. 더 많은 팔로워, 더 많은 좋아요를 위해.

항공편을 예약하고 그녀의 마지막 위치를 향해 날아갔다. 도착한 마을은 지도에도 제대로 표시되지 않은 곳이었다. 모래바람이 얼굴을 때리는 거리에서 그녀의 사진을 보여주며 물었지만, 마을 사람들은 고개를 저었다. 그러다 한 노인이 내게 다가왔다.

"카메라를 든 여자가 필요하시오? 많은 외국인들이 찾아오지. 우리 마을의 전설을 담기 위해."

노인을 따라간 곳은 마을 외곽의 폐허였다. 그곳에는 수십 개의 카메라와 휴대폰이 모래에 반쯤 묻혀 있었다. 각기 다른 연도, 다른 모델들. 그리고 그 사이에 민지의 것으로 보이는 최신형 카메라가 있었다.

"여행자들은 항상 환영받아요. 특히 우리 이야기를 세상에 알려줄 사람들은." 노인의 미소가 번졌다. 뒤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리니 민지가 서 있었다. 그녀의 눈빛은 내가 알던 그 눈빛이 아니었다.

"여보, 드디어 왔구나. 이곳은 정말 멋져. 팔로워들이 미치도록 좋아할 거야. 그들은 영원히 우리의 여행을 지켜볼 수 있을 거야."

나는 그제서야 깨달았다. 진짜 여행은 떠나는 게 아니라, 돌아오지 못하는 것이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