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의 자기계발: 세 번째 이별 후 네 번째 만남
그녀가 나를 떠난 세 번째 이유는 내가 '성장하지 않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처음엔 그저 나를 버리기 위한 핑계라고 생각했다. 대체 어른이 되어서까지 얼마나 더 성장해야 한단 말인가? 나는 이미 대학을 졸업했고, 안정적인 직장도 있으며, 30년 넘게 살아오며 나름의 삶의 철학도 갖추었다. 그런데 그녀는 내가 '멈춰있다'고 했다.
"너는 3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아. 그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앞으로 10년 후에도 똑같을 거라는 게 뻔히 보인다는 거야."
이별 후 넋이 나간 채 귀가하던 밤, 서점 유리창에 비친 내 모습은 실제로 3년 전과 다를 바 없었다. 머리스타일, 입고 있는 옷의 스타일, 심지어 표정까지도. 문득 휴대폰을 꺼내 갤러리를 뒤적였다. 1년 전, 2년 전, 3년 전 사진들. 그녀의 말이 맞았다. 내 인생은 반복재생 버튼이 눌린 플레이리스트 같았다.
그날 밤, 우연히 들어간 서점에서 『하루 1%의 성장』이라는 책을 샀다. 처음에는 그저 호기심이었다. 첫 장을 넘기며 웃음이 나왔다. '자기계발서라니, 내가 무슨...' 그러나 페이지를 넘길수록 불편한 진실과 마주했다. 내 일상은 편안했지만, 그 편안함은 성장의 부재에서 왔다는 것.
다음 날부터 변화가 시작됐다. 매일 아침 30분 일찍 일어나 명상을 했다. 퇴근 후에는 프랑스어 강좌를 들었다. 주말엔 요리 클래스에 등록했다. 처음엔 의무감에서 시작했지만, 점차 새로운 경험들이 즐거워지기 시작했다. 내 세계가 조금씩 넓어지는 느낌이었다.
6개월이 지났다. 거울 속 내 모습은 달라져 있었다. 머리스타일을 바꾸고, 옷 스타일도 바꾸었다. 하지만 가장 큰 변화는 눈빛이었다. 호기심과 열정이 살아 있는 눈빛. 그때 우연히 그녀를 만났다. 카페에서 노트북을 들여다보고 있던 그녀는 여전히 아름다웠다.
"뭐하고 있어?" 용기를 내어 물었다.
그녀는 잠시 놀란 표정을 지었다가 웃으며 답했다. "심리학 공부. 상담사 자격증 따려고."
알고 보니 그녀도 자신만의 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우리는 서로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했다. 대화는 자연스럽게 흘렀고, 어느새 해가 저물었다.
"다시 만날래?" 내가 물었다.
그녀는 잠시 생각하더니 대답했다. "네 번째 만남은 세 번의 이별보다 나을 수도 있겠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문득 깨달았다. 자기계발이란 결국 타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한 여정이었다는 것을. 그녀와 다시 시작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이제 나는 멈춰있지 않다. 매일 조금씩 자라나는 나무처럼, 오늘의 나는 어제보다 1% 더 나은 사람이 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