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의 출근: 늘 가던 길, 오늘은 다른 곳으로
그녀가 출근하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본 것은 779일 전이었다. 아침 7시 15분, 베이지색 트렌치코트를 입고, 머리카락은 살짝 젖은 채로, 그녀는 항상 같은 표정으로 현관문을 나섰다. 나는 그 순간을 동영상처럼 머릿속에 저장해두었다. 재생 버튼만 누르면 언제든 볼 수 있도록.
"오늘은 늦게 들어올 거야. 기다리지 마." 그날 아침, 여친은 평소보다 조금 서두르는 목소리로 말했다. 커피 잔에서 올라오는 김이 그녀의 얼굴을 희미하게 가렸다. 창문 너머로 들어오는 이른 봄의 햇살이 그녀의 목덜미에 부서졌다. 나는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머그잔에 커피를 한 모금 더 마시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그것이 마지막이 될 줄은 몰랐다.
그날 저녁, 여친의 회사에서 전화가 왔다. "오늘 출근하지 않았는데요." 담당자의 목소리는 단조로웠지만, 나의 세계는 그 순간 붕괴하기 시작했다. CCTV에는 그녀가 지하철역으로 향하는 모습이 찍혔지만, 그 뒤로는 아무런 흔적도 없었다. 마치 공기 중에 증발해버린 것처럼.
경찰은 3개월 동안 수사했다. 미해결 사건 파일에 그녀의 이름이 추가되었다. 사람들은 위로의 말을 건넸고, 시간이 지나자 그마저도 잊혀졌다. 하지만 나는 그녀가 출근길에 사라진 날부터 매일 아침 7시 15분, 그녀가 늘 걷던 길을 따라 걸었다. 무엇을 찾는지도 모른 채.
오늘, 779일째 되는 날, 나는 평소와 같이 그 길을 걷고 있었다. 갑자기 한 여자가 내 앞에 서서 물었다. "계속 이렇게 걸을 거예요?" 낯선 얼굴이었지만, 어딘가 익숙한 목소리. "당신이 찾는 사람은 이미 오래전에 다른 세계로 출근했어요." 그녀의 말에 가슴이 내려앉았다. "그렇다면, 그녀는... 돌아오지 않는 건가요?" 내 목소리가 떨렸다.
"그것은 당신의 선택이에요." 여자는 미소 지었다. "그녀를 찾으려면, 당신도 같은 길을 가야 해요. 하지만 한 번 떠나면, 다시는 돌아올 수 없어요."
순간 주머니 속 휴대폰이 울렸다. 경찰이었다. "그녀의 가방을 찾았습니다. 2년 전과 똑같은 상태로요. 신기하게도 그 안에 메모가 있었는데... '나를 찾고 있다면, 왼쪽 세 번째 골목으로 들어와'라고 적혀 있네요."
전화를 끊고 고개를 들었을 때, 낯선 여자는 이미 사라진 뒤였다. 왼쪽으로 세 번째 골목. 지난 779일 동안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곳. 그 골목은 내가 매일 지나쳤지만, 한 번도 들어가 볼 생각을 하지 못했던 곳이었다. 한 발짝을 내딛으며 생각했다. 어쩌면 그녀가 매일 아침 출근하는 곳은,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