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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친패션

여친의 패션은 나를 읽는다

지선이가 처음으로 반팔 티셔츠를 입은 날, 나는 그녀가 곧 나를 떠날 거라는 것을 알았다. 2년 내내 그녀는, 심지어 한여름에도, 항상 소매가 있는 옷을 입었다. "난 그냥 내 팔이 마음에 안 들어." 그녀는 항상 그렇게 말했다. 그러나 그날 아침, 카페에서 기다리는 동안 그녀가 마치 새로운 사람처럼 걸어왔다. 흰색 반팔에 청바지, 그리고 그녀의 드러난 팔뚝에는 나도 모르는 이야기를 담은 작은 문신 하나.

"정호야, 내가 좀 달라 보이지?" 그녀가 물었다. 커피 잔 위로 올라오는 김이 그녀의 얼굴을 희미하게 가렸다. 내 시선은 그녀의 팔에 새겨진 작은 날짜에 고정되었다. 우리가 만나기 1년 전 날짜였다.

지선이의 옷장은 항상 특별했다. 남들은 그저 "귀엽다" 혹은 "세련됐다"라고 표현하지만, 나는 그것이 그녀의 일기장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검은색 후드티는 그녀가 우울할 때 입는 갑옷이었고, 빨간색 스카프는 자신감이 필요한 날의 부적이었다. 파란색 원피스는 엄마와 싸운 다음 날 항상 입었던 옷이었다. 옷이 그녀의 언어였고, 나는 그 문법을 배우는 데 2년을 썼다.

"좋아 보여." 나는 마침내 대답했다. 거짓말이었다. 좋아 보이는 게 아니라 완전히 달라 보였다. 그리고 그것이 날 두렵게 했다. 나는 손을 뻗어 그녀의 팔을 만졌다. 언제나 그녀의 옷 속에 숨겨져 있던 피부는 놀랍도록 따뜻했다.

"이 문신... 언제 했어?"

지선이는 잠시 침묵했다. "3년 전. 내가 바닥을 쳤을 때." 그녀의 목소리는 평온했지만, 나는 그 평온함 뒤에 숨겨진 폭풍우를 느꼈다. "그날 난 다시 일어서기로 약속했어. 그리고 이제... 이제 내가 그 약속을 지킬 만큼 강해졌다고 생각해."

그녀가 입은 흰 티셔츠의 의미가 분명해졌다. 투명함. 정직함. 새로운 시작. 지선이는 그동안 자신의 취약성을 옷으로 숨겨왔다. 그리고 이제 그녀는 더 이상 숨지 않을 준비가 되었다.

일주일 후, 지선이는 빨간색 꽃무늬 원피스를 입고 내 앞에 섰다. 이전에는 한 번도 보지 못한 옷이었다. "정호야, 우리 얘기 좀 할까?" 그녀가 말했다.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그녀의 패션이 이미 모든 것을 말해주었으니까. 그 원피스는 새로운 시작을 의미했다.

지선이가 떠난 이후, 나는 사람들의 옷을 더 주의 깊게 보기 시작했다. 모든 사람들은 자신만의 언어로 말하고 있었다. 어떤 이는 항상 입는 낡은 스웨터로, 어떤 이는 늘 완벽하게 다림질된 셔츠로. 우리는 모두 우리가 누구인지, 우리가 어디에서 왔는지, 그리고 어디로 가고 싶은지를 몸에 두른 천 조각들로 이야기하고 있었다. 오늘 나는 처음으로 소매가 없는 셔츠를 입었다. 내 팔뚝에도 작은 문신이 있다. 아직 새기지 않았지만, 마음속으로는 이미 결정한 날짜. 내가 마침내 다시 일어선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