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 호러: 낯선 목소리
그녀의 목소리가 달라졌다. 아주 미세하게, 하지만 분명히 달랐다. 나는 3년간 그 목소리를 들어왔다. 진이의 웃을 때 특유의 끝 올림, 화났을 때 내려가는 어조, 졸릴 때의 나른한 톤까지. 그런데 오늘 아침 전화는... 뭔가 달랐다.
"잘 잤어? 나 오늘 일찍 나와서 카페에서 일하고 있어." 그녀가 말했다. 모든 단어, 문장 구조는 진이 그대로였다. 하지만 내 등줄기로 한기가 흘렀다.
나는 헛기침을 했다. "어... 응. 근데 목소리가 좀 다른데, 감기 걸렸어?"
잠깐의 침묵. 너무 길게 느껴지는 1초. "아니, 괜찮아. 그냥 아침이라 그래."
내 손이 떨렸다. 너무 차분했다. 진이는 아침에 항상 에너지가 넘쳤다. 커피 마시기 전까지는 목소리에 졸음이 묻어나오는 타입이었다.
"오늘 저녁에 보자. 7시에 우리 항상 가는 그 식당에서." 그녀가 말했다.
전화를 끊고 나서도 불안감이 가시지 않았다. 나는 즉시 진이의 룸메이트 수아에게 연락했다.
"진이 아직 자고 있어. 아침부터 과제하느라 밤새더니 지금 곯아떨어졌어."
내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식은땀이 이마를 타고 흘러내렸다. 지금 전화한 사람이 진이가 아니라면? 나는 급하게 옷을 갈아입고 진이의 아파트로 향했다.
도착하자마자 문을 두드렸지만 수아만 나왔다. "진이 아직 자고 있다니까? 왜 이렇게 급한데?"
나는 그녀를 밀치고 진이의 방으로 들어갔다. 침대 위에 진이가 누워있었다. 평화롭게 자고 있었다. 그녀의 스마트폰은 침대 옆 테이블에서 충전 중이었다.
그때 내 휴대폰이 울렸다. 발신자 표시: "진이❤️"
"오늘 7시, 잊지 마. 너만 기다리고 있을게." 낯선 목소리가 말했다.
나는 한 손으로 자고 있는 진이의 손을 꼭 쥐었다. 그녀의 손은 차가웠다. 내 시선이 그녀의 목에 멈췄다. 미세하게 보이는 검푸른 자국. 내 머릿속에서 경고음이 울렸다.
저녁 6시 55분, 나는 그 식당 앞에 서 있었다. 유리창 너머로 진이의 뒷모습이 보였다. 똑같은 머리스타일, 똑같은 옷차림, 똑같은 자세. 하지만 내 심장은 위험을 감지했다. 그녀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 순간, 나는 그것이 진이가 아니라는 것을 확신했다. 왜냐하면 진짜 진이는 지금 내 차 트렁크에서, 아직도 차가운 채로 누워 있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