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는 대학교: 움직이는 배움의 길
대학교가 내게로 왔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대학교 전체가 기차 위에 실려 내가 있는 역으로 들어왔다. 창문으로 보이는 것은 분명 도서관이었고, 다음 칸은 강의실이었다. 세상에, 대학교가 여행을 하고 있었다.
"전 세계를 캠퍼스로 삼는 최초의 이동식 대학교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안내방송이 울렸다. "다음 정차역은 베니스입니다. 수리학 실습이 예정되어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원래 나는 대학 진학을 포기했던 사람이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일해야 했고, 한 곳에 머물러 공부할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없었다. 그런데 이 기이한 대학교가 내가 일하는 작은 역에 멈춰선 것이다.
호기심에 이끌려 올라탄 나는 세계 각국의 학생들과 마주쳤다. 그들은 기차가 달리는 동안 노트북을 펼쳐놓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었다. 창문 밖으로는 알프스 산맥이 빠르게 지나갔다. 누군가는 산의 지질구조를 스케치하고 있었고, 다른 이들은 서로 다른 언어로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처음이신가요?" 머리가 하얀 교수로 보이는 이가 내게 다가왔다. "우리 대학은 지식을 찾아 세계를 여행합니다. 세계 곳곳의 역사와 문화, 과학을 직접 체험하며 배우죠. 이론만으로는 부족하니까요."
그는 내게 책자 하나를 건넸다. '배움은 머무르지 않는다'라는 제목이 쓰여 있었다. "우리는 매년 다른 경로로 세계를 일주합니다. 학생들은 상황에 맞는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지역 주민들과 교류하며 지식을 나눕니다."
식당 칸으로 이동했을 때, 학생들이 각국의 요리법을 배우고 있었다. 과학 실험실에서는 지역 약초로 새로운 약을 개발 중이었다. 모든 것이 움직이는 가운데 이루어지고 있었다.
"당신도 함께할 수 있습니다." 교수가 말했다. "일하면서 공부할 수 있도록 설계된 과정이 있어요. 다음 역에서 내리셔도 되고, 얼마든지 다시 탑승할 수 있습니다."
처음으로 내 인생에 가능성이 보였다. 나는 내려야 할 역에서 내리지 않기로 했다. 대신, 내가 가진 작은 짐을 챙겨 이 여행하는 대학교에 등록했다. 기차가 다시 출발할 때, 창밖으로 내가 알던 세상이 멀어져 갔다.
지금도 나는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공부하고 있다. 때로는 학생으로, 때로는 교사로. 어제는 사막에서 태양열 발전을 배웠고, 오늘은 열대우림에서 생태계 보존을 가르친다. 인생이란 결국 끝없는 여행과 배움의 연속이라는 것을 이 움직이는 대학교가 가르쳐주었다. 당신의, 그리고 당신만의 여행은 어디에서 시작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