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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출근

영상 출근: 스크린 저편의 일상

다섯 번째 알람이 울렸을 때, 그제야 그녀는 눈을 떴다. 핸드폰 화면이 06:47을 가리키고 있었다. 이나는 습관적으로 슬라이드를 밀어 영상 카메라 앱을 켰다. 오늘도 시작이다.

"안녕하세요, 오늘도 저와 함께 출근 준비해요!" 이나의 목소리는 그녀가 느끼는 피로감과는 대조적으로 경쾌했다. 스마트폰 거치대에 핸드폰을 고정시키고, 그녀는 매일 아침 라이브 방송을 시작했다. 세수하는 모습, 아침 식사를 준비하는 모습, 옷을 고르는 모습. 평범한 일상이 누군가에겐 콘텐츠가 된다는 사실이 여전히 낯설었지만, 이제는 그것이 그녀의 '진짜' 직업이 되었다.

화장을 하며 그녀는 실시간 댓글을 읽었다. "오늘 출근 메이크업 너무 예뻐요!", "저도 저 립스틱 샀어요, 언니 덕분에!" 이나는 미소 지었다. 카메라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은 완벽해 보였다. 아무도 모를 것이다, 그녀가 어제 밤 세 시까지 편집을 하느라 두 시간도 채 자지 못했다는 사실을.

출근길, 이나는 지하철 안에서도 카메라를 켜두었다. "오늘은 회사에서 중요한 미팅이 있어요. 다들 파이팅입니다!" 그녀는 활기찬 목소리로 말했다. 카메라 프레임 바깥으로 한 남자가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그녀를 힐끗 쳐다보았지만, 이나는 모른 척했다. 이제 그런 시선에는 익숙해졌다.

회사에 도착해 자리에 앉으며, 이나는 마지막 인사를 했다. "여기까지 오늘의 출근 영상이었습니다. 점심시간에 또 만나요!" 라이브 방송을 끄고 나서야 그녀는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모니터가 그녀의 창백한 얼굴을 반사했다. 회사 동료들은 그녀가 '부업'으로 하는 일을 알지 못했다. 아니, 정확히는 '본업'이었다. 이 회사 일은 그저 그녀의 콘텐츠를 위한 배경에 불과했다.

점심시간, 화장실 칸막이 안에서 그녀는 다시 카메라를 켰다. "여러분, 점심 뭐 드세요? 저는 오늘 샐러드 준비했어요!" 그녀는 비닐봉지에서 구겨진 샐러드 통을 꺼냈다. 사실 그녀는 배가 고팠지만, 팔로워들이 좋아하는 '건강한 직장인' 이미지를 유지해야 했다.

퇴근길, 그녀는 다시 한번 카메라를 켰다. "오늘 하루도 수고 많으셨어요. 저와 함께 내일도 화이팅해요!" 그녀는 씩씩하게 말했다. 집에 도착한 그녀는 카메라를 끄고 소파에 쓰러졌다. 핸드폰에는 알림이 가득했다. 그녀의 일상을 담은 영상들이 쌓여가는 계정에는 이미 50만 명의 팔로워가 있었다. 하지만 그 어떤 팔로워도 카메라가 꺼진 후의 그녀를 볼 수 없었다.

침대에 누워 내일의 콘텐츠 계획을 세우며, 이나는 문득 생각했다. 사람들은 영상 속 그녀의 출근길을 따라가면서, 정작 그녀의 진짜 '일'이 무엇인지는 모른다는 아이러니를. 알람을 맞추며 그녀는 미소 지었다. 내일도 그녀는 두 번 출근할 것이다. 한 번은 카메라 앞에서, 또 한 번은 현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