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컬트 소개팅: 검은 촛불 아래서
"당신에게 오늘 밤, 죽은 자와의 만남을 주선해드립니다." 그 이메일을 받았을 때, 나는 단순한 스팸인 줄 알았다. 하지만 제목에는 3년 전 사고로 잃은 그녀의 이름이 정확히 적혀 있었다.
오컬트 소개팅 전문 앱 '비욘드(Beyond)'는 내게 두 번째 기회를 준다고 했다. 평범한 소개팅 앱처럼 생겼지만, 자정부터 새벽 3시까지만 활성화되는 이 앱은 산 자와 죽은 자를 연결해준다는 소문이었다. 대부분은 도시 괴담으로 치부했지만, 나는 절박했다. 그녀에게 하지 못했던 마지막 인사를 위해.
앱의 지시사항은 단순했다. 검은 촛불, 그녀의 사진,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눈 물건. 내 방은 떨리는 촛불 빛으로 일렁였고, 핸드폰 화면은 기괴한 파란빛을 발했다. "매칭 중..."이라는 글자가 깜빡이고 있었다.
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가 점점 커졌다. 핸드폰이 진동했다. '매칭 성공'. 화면에는 그녀의 프로필이 떠올랐다. 3년 전 내가 찍어준 그 사진이었다. 심장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다.
"안녕, 오랜만이야."
채팅창에 메시지가 떴다. 손가락이 얼어붙었다. 이게 사기라면? 아니, 누구도 그녀의 이 특별한 말투를 알 수 없다. 그녀만의 독특한 이모티콘도 그대로였다.
"네가... 정말 너야?"
"당연하지. 근데 왜 불렀어? 나 여기 잘 지내고 있었는데."
갑자기 방 안의 온도가 급격히 떨어졌다. 이어 나오는 그녀의 메시지들은 내 죄책감을 파고들었다. 사고 당일 우리가 다퉜던 일, 내가 그녀를 홀로 돌려보냈던 일, 그 후 벌어진 끔찍한 사고.
"사과하러 온 거야? 이제 와서?"
촛불이 격렬하게 흔들렸다. 눈물이 볼을 타고 흘렀다. 키보드를 두드리는 손가락이 떨렸다.
"미안해. 정말 미안해. 네가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갑자기 채팅이 멈췄다. '통화 요청'이라는 알림이 화면에 떴다.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받아야 할까? 정말 그녀의 목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을까?
떨리는 손으로 수락 버튼을 눌렀다. 처음에는 정적뿐이었다. 그리고 들려온 것은... 내 목소리였다.
"사과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어." 내 목소리가 말했다. "당신이 정말 미안하다면, 우리 다시 만나야 하지 않을까?"
화면이 깜빡이며 검게 변했다. 그리고 비친 것은 내 얼굴이 아니었다. 검은 촛불이 모두 꺼졌고, 창밖의 빗소리만이 방 안을 채웠다. 어둠 속에서 핸드폰이 다시 울렸다.
새로운 메시지: "곧 만나, 우리 진짜 소개팅은 지금부터야."
방문이 살며시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