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컬트 소설: 그림자의 작가
비가 오는 밤, 내 오래된 타자기에서 내가 쓰지 않은 문장이 완성되었다. "당신의 그림자가 길어질 때, 그것은 더 이상 당신의 것이 아닙니다."
중고서점에서 구입한 이 1940년대 레밍턴 타자기는 처음부터 이상했다. 판매자는 "유명한 공포 소설가가 사용했던 것"이라 했지만, 그 작가의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낡은 금속 표면에 스며든 담배 냄새와 잉크 자국의 얼룩들이 오랜 시간의 흔적을 증명했다. 키보드를 누를 때마다 들리는 먼지 섞인 딸깍거림은 고요한 내 작업실에 묘한 운율을 만들어냈다.
그날부터 매일 밤 열두 시가 되면 타자기는 스스로 움직였다. 처음에는, 나는 그것이 내 다음 소설의 영감이라고 생각했다. 타자기가 내놓는 문장들은 기이하고도 아름다웠다. 차가운 피부 위를 기어 다니는 벌레들처럼 불편했지만, 동시에 가장 깊은 바다 밑바닥처럼 신비로웠다. 그리고 나는, 그 문장들을 나의 새 소설에 녹여냈다.
"오컬트 현상의 본질에 관한 소설"이라고 출판사에 소개했을 때, 그들은 열광했다. 내 이름 아래, 이 소설은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사람들은 "어떻게 이런 섬뜩하면서도 아름다운 상상력을 가질 수 있나요?"라고 물었다. 나는 매번 미소로 답했다.
하지만 내 그림자가 점점 이상해지고 있었다. 햇볕이 강한 날, 내 그림자는 내가 움직이지 않을 때도 미세하게 꿈틀거렸다. 때로는 내가 오른손을 들 때 그림자는 왼손을 들었다. 한 번은, 그림자가 나를 향해 고개를 돌린 것 같았다.
여섯 번째 밤, 타자기는 다른 메시지를 남겼다. "당신의 이름으로 출판된 모든 소설은 나의 것입니다. 당신은 도둑입니다. 나는 당신에게서 빚을 받아갈 것입니다."
도서관에서 찾아보니, 그 '잊혀진' 공포 소설가는 1940년대에 여섯 권의 소설을 출판한 후 미스터리하게 사라졌다. 그의 마지막 원고는 발견되지 않았고, 그의 마지막 인터뷰에서 그는 "나의 다음 작품은 현실을 바꿀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오늘 밤, 나는 타자기를 부수려고 망치를 들었다. 하지만 내 그림자가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나의 팔은 내 의지와 반대로 움직였고, 내 손가락은 다시 타자기 키를 누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 내 몸은 의자에 고정된 채, 나의 그림자는 서서히 일어나 사람의 형상을 갖추어가고 있다.
당신이 이 글을 읽는다면, 이것은 더 이상 '나의' 소설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어쩌면 처음부터 나의 것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제, 나의 그림자는 당신의 방향으로 천천히 기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