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컬트 출근길: 그림자 사무실의 비밀
출근길에 나를 스치는 그림자는 항상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움직인다. 하지만 오늘 아침, 그림자는 정반대로 움직였다.
나는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적어도 한 달 전까지는. 그날도 평소와 같이 지하철을 타고 출근길에 올랐을 때였다. 쇳소리가 귓가를 찢는 지하철이 역에 멈추고, 문이 열리자 사람들 사이로 끼어든 검은 안개가 보였다. 아니, 정확히는 안개라기보다 공기가 일그러진 듯한 현상이었다. 주변 사람들은 무심히 그곳을 지나쳤지만, 나만 그것을 볼 수 있었다.
"오늘부터 새로운 부서로 발령받았습니다."
팀장의 말과 함께 나는 지하 3층, '문서보관실'이라 적힌 낡은 철문 앞에 서 있었다. 문을 열자 형광등 하나가 깜빡이는 좁은 사무실이 나타났다. 그리고 책상 위에는 쌓여있는 서류들. 그 서류들은 평범해 보였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글자들이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
"여기서는 '그들'의 세계와 우리 세계 사이의 균열을 관리합니다."
팀장의 눈동자가 잠시 수직으로 길어졌다가 원래대로 돌아왔다. 나는 입술을 깨물어 이것이 꿈이 아님을 확인했다. 출근 이후로 매일 내 업무는 간단했다. 서류에 적힌 좌표로 가서 균열을 찾고, 특수 잉크로 그곳에 인장을 그리는 것. 가끔 균열 사이로 손가락이나 촉수 같은 것이 튀어나오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조용히 인장을 받아들였다.
오늘 아침, 출근길 지하철에서 맞은편에 앉은 사람이 내게 말을 걸었다.
"당신도 보이죠? 우리가 일하는 곳은 이 세계가 아니에요."
머리가 띵했다. 그가 내민 명함에는 내가 매일 그리던 인장과 똑같은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그는 계속해서 말했다.
"당신이 출근하는 회사는 존재하지 않아요. 균열을 관리한다고요? 웃기지 마세요. 우리가 매일 그리는 인장은 균열을 막는 게 아니라 넓히는 겁니다. '그들'이 더 쉽게 넘어올 수 있도록."
갑자기 지하철이 흔들렸고, 그의 얼굴이 잠시 일그러졌다. 사람의 얼굴이 아니었다. 공포에 질려 다음 역에서 급히 내렸지만, 플랫폼 너머로 그가 여전히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숨을 고르며 회사에 도착했을 때, 팀장이 평소와 다르게 웃으며 내게 다가왔다.
"오늘은 특별한 출근길이었나요? 누군가 당신에게 말을 걸었을 텐데."
그의 미소 속에서 이가 평소보다 많아 보였다. 훨씬 많이. 내 그림자는 이제 내 움직임과 반대로 움직인다. 이게 진짜 세계인지, 아니면 내가 어떤 균열 사이에 갇혀 있는 건지 알 수 없다. 유일하게 확실한 것은, 내일도 나는 출근할 것이라는 사실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