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괴담: 마지막 식사의 맛
죽은 사람의 마지막 소원은 언제나 맛있는 음식이었다. 내가 영안실 주방장으로 일한 13년 동안 한 번도 예외는 없었다. 오늘 밤 손님은 교통사고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스물여덟 청년. 유족들이 전해준 메모에는 단 한 줄 '엄마의 김치찌개'라고만 적혀 있었다.
영안실 지하 주방은 늘 서늘했다. 칼을 쥐면 손가락이 저릿하고, 도마에 채소를 내려칠 때마다 메아리가 공허하게 울려 퍼졌다. 김치찌개를 위해 돼지고기를 썰면서 나는 청년의 생애 마지막 순간을 상상했다. 누구나 그렇듯, 그도 죽음이 그토록 가까이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김치의 붉은 빛이 육수에 번지자 주방은 매콤한 향으로 가득 찼다. 나는 불 위에서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찌개를 보며 문득 이상한 느낌에 사로잡혔다. 청년의 사진을 본 적이 없는데도, 그가 아홉 살 때 엄마의 김치찌개를 처음 먹던 순간이 선명하게 보였다. 갑자기 내 손이 제멋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레시피에 없던 재료들이 내 손에 의해 찌개 속으로 들어갔다.
완성된 김치찌개를 영안실로 가져가는 복도는 늘 그렇듯 어두웠다. 하지만 오늘따라 벽에 걸린 형광등이 깜빡이며 나의 그림자를 길게 늘였다가 줄였다가 했다. 문득 내 그림자가 두 개로 보이는 순간이 있었다. 하나는 내가 들고 있는 찌개 냄비를 향해 손을 뻗고 있었다.
영안실에 도착하자 유족들이 침통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 있었다. 하지만 김치찌개 냄비 뚜껑을 열자마자, 중년 여성 한 명이 흐느끼기 시작했다. "어떻게... 어떻게 우리 아들이 좋아하던 그 맛을 내셨어요?" 그녀의 눈에서는 눈물이 그칠 줄 몰랐다. "제가 두 번 다시 만들 수 없었던 그 맛이에요."
그날 밤, 집으로 돌아와 손을 씻는데 물에 피가 섞여 나왔다. 하지만 내 손에는 어떤 상처도 없었다. 거울을 보니 내 뒤에 한 청년이 서 있었다. 그러나 뒤돌아보자 아무도 없었다. 부엌으로 가보니 김치찌개 냄비가 슬쩍 끓고 있었다. 내가 요리한 적 없는 찌개였다.
다음날, 주방 칼을 정리하던 중 요리일지에서 이상한 메모를 발견했다. 내 필체와 비슷하지만 분명 내가 쓴 글씨가 아니었다. '영혼은 마지막 식사의 맛을 기억한다. 그리고 나는 그 기억을 빌려 요리한다.' 그 아래에는 조심스럽게 적힌 내일의 손님 이름과 그의 마지막 소원 '할머니의 콩나물국'이 적혀 있었다. 나는 그제서야 알게 되었다. 내가 요리하는 것이 아니라, 죽은 이들이 나를 통해 마지막으로 한 번 더 그 맛을 만들고 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