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ndom.GG

요리대학교

요리 대학교: 맛의 실종

대학교 조리과학부 실습실에서 교수의 시연용 칼이 사라진 날, 캠퍼스 전체가 수상한 향기로 뒤덮였다. 칼날이 반짝이던 자리에는 "진짜 요리는 규칙을 깨는 것"이라는 쪽지만 남아있었다.

나는 3학년 요리학과 학생 민준이었고, 그 칼의 주인인 장 교수는 미슐랭 3스타 출신으로 우리 대학에 온 지 한 달 만에 학생들의 공포의 대상이 되었다. 그의 수업은 군대보다 엄격했다. 양파 다지는 소리가 0.5초라도 멈추면 "왜 멈추냐!"라는 고함이 실습실을 진동시켰다. 버터 한 조각, 소금 한 알의 오차도 용납하지 않았다.

"누가 감히 내 칼을 가져갔어?" 장 교수의 목소리가 실습실을 흔들었다. 학생들은 고개를 푹 숙인 채 서 있었다. 그의 특제 다마스커스 칼은 일본 장인이 손수 만든 것으로, 교수의 분노는 예상된 일이었다.

하지만 더 이상한 일은 그날 밤부터 시작되었다. 기숙사 창문으로 밀려오는 향기. 부드러운 버터와 카라멜화된 양파, 백후추와 타임의 향이 완벽하게 어우러진 수프 냄새였다. 새벽 세 시, 나는 그 향기를 따라 캠퍼스를 헤맸다. 폐건물로 지정된 옛 요리실습동에서 불빛이 새어나왔다.

안으로 들어가자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십여 명의 학생들이 낡은 조리대 앞에 서서 요리하고 있었다. 그리고 중앙에는 강민서, 전교에서 가장 실력이 형편없다고 장 교수에게 망신당했던 그 학생이 장 교수의 칼을 들고 서 있었다.

"민준아, 와. 우리는 레시피를 해방시키고 있어." 민서의 눈은 열정으로 빛났다. 그녀 앞에는 완벽해 보이는 수프가 있었다. "장 교수님 레시피를 따르지 않았어. 내 방식대로 했지. 맛봐."

한 숟가락을 입에 넣자마자 나는 깨달았다. 이것은 교수의 표준화된 맛이 아니었다. 더 깊고, 더 개성적이고, 더 진실된 맛이었다. 여기 있는 학생들은 모두 장 교수에게 '재능 없음'이라 낙인찍힌 아이들이었다.

"우리는 '언더그라운드 요리 대학교'야." 민서가 말했다. "표준화된 맛이 아니라 자신의 맛을 찾는 곳. 요리는 수학공식이 아니라 예술이야."

다음 날 아침, 장 교수의 사무실 앞에는 그의 칼과 함께 학생들이 만든 열 가지 다른 수프가 놓여 있었다. 모든 수프에는 같은 재료가 들어갔지만, 각각은 완전히 다른 맛이었다. 그리고 쪽지 하나: "진정한 요리 대학교는 한 가지 맛만 가르치지 않습니다."

그날 이후, 캠퍼스에서는 더 이상 한 가지 향만 맡을 수 없게 되었다. 장 교수의 실습실문이 열릴 때마다 학생들은 이제 서로 다른 요리를 만들고 있었고, 그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다. 가끔 밤에도 옛 실습동에서는 불빛이 새어나왔다. 그곳에서 우리는 진짜 '요리 대학교'의 은밀한 수업을 이어갔다. 규칙을 배우는 곳만이 아니라, 그것을 깨는 법도 배우는 곳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