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매의 대학교: 빛과 그림자의 캠퍼스
유진이 대학교 정문을 처음 지났을 때, 언니 수아가 남긴 그림자는 이미 캠퍼스 전체를 덮고 있었다. "수아의 동생이구나!" 모든 교수님의 첫인사가 같았다. 교수들의 눈빛 속에는 언제나 기대와 의심이 공존했다. 수아는 모든 것이 완벽했다. 학점, 대외활동, 인간관계까지. 심지어 졸업 후 바로 대기업에 입사했다. 그리고 이제 유진이 같은 대학, 같은 과에 입학했다.
"언니가 남긴 족적을 따라가기만 해도 충분해." 엄마의 말이 귓가를 맴돌았다. 유진은 자신의 그림자가 되기를 거부했다. 그날 밤, 오리엔테이션 후 선배들과의 술자리에서 유진은 처음으로 "나는 수아가 아닌 유진으로 살고 싶어"라고 중얼거렸다. 옆자리의 선배가 맥주잔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수아? 아, 그 수아? 네가 그 자매였구나."
학기가 시작되고, 유진은 언니가 가지 않은 길을 모색했다. 수아가 참여하지 않았던 사진 동아리에 가입했고, 언니가 늘 A+를 받았던 전공수업에서는 의도적으로 다른 관점의 레포트를 제출했다. 교수님의 눈썹이 치켜 올라갔다. "흥미로운 시각이군요, 유진 씨."
어느 날, 도서관 구석에서 공부하던 유진은 언니의 옛 친구를 만났다. "네 언니는 항상 완벽했어." 그가 말했다. 유진은 미소 지었다. "그래요, 모두가 그렇게 말하죠." 그때 그가 불쑥 말했다. "그리고 항상 불안했지. 매일 밤 울면서 공부했어.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이야."
그날 밤, 유진은 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첫 학기 성적이 나온 날이었다. 수아는 직장에서 야근 중이었다. "유진아, 나중에 전화할게. 지금 바빠."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언니의 목소리는 여전히 자신감에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언니의 숨은 불안이 들리는 것 같았다. "언니, 나 B 받았어. 근데 괜찮아.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답안을 썼거든."
잠시 침묵이 흘렀다. 수아가 작게 웃었다. "사실... 난 A+를 받기 위해 항상 교수님이 원하는 답만 썼어." 유진은 얼어붙었다. "나도 그러고 싶었는데, 용기가 없었어. 너처럼."
그 순간, 유진은 자신이 언니의 그림자를 쫓지 않은 것이 아니라, 사실은 자신만의 용기로 더 멀리 나아가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대학 2학년이 시작되는 날, 유진은 새 노트에 썼다. "완벽한 족적을 따르는 것보다, 불완전해도 나만의 발자국을 남기는 것이 더 값지다." 교정을 가로지르는 봄바람이 두 자매의 서로 다른, 그러나 닮아있는 발자국 위로 살랑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