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에서 자매로: 우리 사이의 여사친 연대
지우는 결코 그녀를 자매라고 부르지 않았다. 선영은 그저 오빠의 '여사친'이었고, 가끔 집에 놀러 오는 불청객이었을 뿐이다. 하지만 오늘, 그녀가 현관문을 열자 평소와 다른 선영의 얼굴이 보였다. 붉게 부어오른 눈과 흐트러진 머리카락.
"오빠 없어? 급한 일이 있어서..." 선영의 목소리가 떨렸다.
지우는 무심하게 대답했다. "군대 갔잖아. 한 달 전에."
선영의 어깨가 축 처졌다. 그때 처음으로 지우는 선영의 손에 쥐어진 하얀 종이를 발견했다. 병원 로고가 선명했다. 선영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들어와도 돼?" 선영의 질문에 지우는 평소와 달리 문을 활짝 열어주었다.
거실 소파에 나란히 앉은 두 사람 사이에는 미묘한 정적이 흘렀다. 지우는 그동안 선영을 얼마나 불편해했는지 생각했다. 오빠의 관심을 빼앗아간 '그냥 여사친'이라 여겼던 그녀가, 지금은 너무 작아 보였다.
"양성이래." 선영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근데 누구한테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 부모님한테는... 말 못 해."
지우는 이런 상황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랐다. 선영은 항상 완벽했다. 공부 잘하고, 인기 많고, 예쁘고. 오빠가 반할 만했다. 그런데 지금 그녀는 완전히 무너져 있었다.
"누구 거야?" 지우가 물었다.
선영은 고개를 저었다. "그게 중요해? 어차피 혼자 감당해야 해."
지우는 갑자기 화가 치밀었다. "오빠 거야?"
선영의 눈이 커졌다. "아니! 절대 아니야. 우리는 그냥... 정말 친구야."
그 순간 지우는 자신이 얼마나 선영을 오해했는지 깨달았다. 그녀는 주방으로 가서 따뜻한 차 두 잔을 준비했다. 돌아와서 선영의 손에 찻잔을 쥐여주며 말했다.
"같이 병원에 갈게."
선영의 놀란 눈빛이 지우를 바라봤다.
"왜?"
"왜냐하면..." 지우는 잠시 망설였다. "자매니까."
선영의 눈에서 다시 눈물이 흘러내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지우는 선영의 어깨에 팔을 둘렀다. 갑자기 그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상황은 여전히 암담했지만, 서로에게 기댈 수 있다는 사실이 위안이 되었다.
일주일 후, 지우는 선영과 함께 병원을 나오며 물었다. "어떻게 할 거야?"
"모르겠어. 하지만 이제 혼자가 아니니까..." 선영이 지우의 손을 꽉 잡았다.
그날 저녁, 지우는 처음으로 오빠에게 편지를 썼다. 선영에 대한 이야기는 한 마디도 쓰지 않았다. 그것은 이제 '여사친'의 이야기가 아니라, 자매의 비밀이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