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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괴담

재밌는 괴담: 웃음소리가 들리는 밤

웃음소리는 자정부터 시작됐다. 처음에는 창문 틈새로 스며드는 바람 소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분명히 웃음소리였다. 까르르, 까르르. 마치 어린아이가 정말 재밌는 일을 만난 것처럼 웃는 소리. 나는 베개를 뒤집어쓰고 이불을 끌어당겼다.

"그냥 착각이야," 내가 중얼거렸다. 하지만 웃음소리는 점점 커졌다. 까르르, 까르르. 이제 내 방문 앞에서 들리는 것 같았다.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문 쪽을 바라봤다. 문틈 아래로 그림자가 보였다. 누군가 문 앞에 서있었다.

이 아파트에는 아이가 없다. 나는 독신이고, 옆집은 노부부가 살고 있다. 복도 끝에는 대학생 커플이 살지만, 그들에게 아이는 없다. 웃음소리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호기심이 두려움을 이겼다. 나는 천천히 문으로 다가갔다. 손잡이를 잡는 내 손가락이 떨렸다. 웃음소리가 잠시 멈췄다. 나는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문을 열었다.

복도는 비어 있었다. 그러나 계단 쪽에서 까르르 웃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슬리퍼를 신고 조심스럽게 계단으로 향했다. 복도의 형광등이 깜빡였다. 계단에 다다르자 1층으로 내려가는 작은 발소리가 들렸다.

"거기 누구야?" 내가 물었지만 대답은 없었다. 오직 웃음소리만 계속됐다.

1층에 도착하자 정문 밖으로 나가는 작은 실루엣이 보였다. 나는 망설임 없이 따라 나섰다. 밤공기가 차가웠지만, 호기심은 더 강했다. 실루엣은 놀이터로 향했다.

놀이터에 도착하자 웃음소리가 더 커졌다. 그러나 놀이터는 텅 비어 있었다. 갑자기 그네가 혼자 움직이기 시작했다. 바람도 없는데. 까르르, 까르르. 웃음소리가 그네에서 나오는 것 같았다.

나는 천천히 그네로 다가갔다. 그때였다. 그네 위에 앉아 있는 작은 소녀가 보였다. 창백한 얼굴, 하얀 원피스, 긴 검은 머리. 전형적인 공포영화의 유령 소녀였다. 그런데 웃고 있었다. 정말로 행복하게.

"너... 누구니?" 내가 물었다.

소녀는 웃음을 멈추고 나를 바라봤다. "재밌는 이야기 들려줄게요. 제가 여기서 어떻게 죽었는지." 소녀의 목소리는 놀랍도록 명랑했다.

소녀의 이야기는 슬펐다. 20년 전 이 놀이터에서 사고로 죽었단다. 하지만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이제 재밌어요. 혼자 있지 않으니까."

"무슨 뜻이야?" 내가 물었다.

소녀는 내 뒤를 가리켰다. 나는 천천히 돌아봤다. 놀이터에는 수십 명의 아이들이 서 있었다. 모두 창백하고, 모두 웃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 사이에는 어른들도 있었다. 익숙한 얼굴들. 지난 몇 년간 뉴스에서 본 실종자들이었다.

"이제 당신도 우리의 재밌는 괴담의 일부가 될 거예요," 소녀가 말했다. 모두가 일제히 웃기 시작했다. 까르르, 까르르.

다음 날 아침, 놀이터에는 내 슬리퍼만 남아있었다. 그리고 밤이 되면, 또 다른 웃음소리가 아파트 복도에 울려 퍼진다. 까르르, 까르르. 정말 재밌는 괴담이 되어버린 나의 이야기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