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는 생존: 웃음이 필요한 세상
무너진 도시 한복판에서 나는 웃음을 팔았다. 방사능 먼지가 하늘을 뒤덮은 이 세상에서 가장 귀한 자원은 석유도, 물도, 식량도 아닌 '웃음'이 되었다.
붉은 마스크를 쓴 손님이 내 가게로 들어왔다. 누군가의 시체에서 떼어낸 듯한 찢어진 양복을 입고 있었다. "어떤 종류의 웃음을 원하세요?" 내가 물었다. 사람들은 각자 다른 웃음을 찾아왔다. 슬픔을 잊게 해주는 폭소, 불안을 달래주는 미소, 공포를 이겨내는 웃음 폭탄.
"가장 재밌는 것으로 주시지." 그의 목소리는 마스크 아래서 기계처럼 울렸다. 나는 선반 뒤로 돌아가 가장 오래된 유리병을 꺼냈다. 그 안에는 내가 모은 웃음 중 가장 귀한 것이 담겨 있었다.
병을 열자 빛나는 안개가 피어올랐다. "이건 전쟁 전, 어느 가족이 저녁 식사 때 나눈 웃음입니다. 지금은 구할 수 없는 종류죠." 그는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안개를 만졌고, 순간 그의 어깨가 떨렸다. 마스크 아래서 웃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얼마죠?" 그가 물었다. 나는 그의 눈을 바라보았다. 오랜만에 보는 진짜 웃음에 반응하는 눈빛이었다.
"당신의 이야기 하나면 됩니다. 재밌는 것으로요."
그는 잠시 망설이더니 마스크를 벗었다. 놀랍게도 그의 얼굴은 화상 하나 없이 깨끗했다. "내가 왜 이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사람인지 말해줄까요?" 그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그날 밤, 나는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세상이 무너지던 날, 그는 지하 코미디 클럽에 있었다. 폭발음과 함께 문이 봉쇄되었고, 그와 여섯 명의 코미디언들은 3년간 그곳에 갇혀 있었다. 식량은 제한되어 있었지만, 웃음은 무한했다고 했다.
"우리는 매일 밤 코미디 쇼를 열었어요.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 유머는... 당신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재밌는 것이었죠." 그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그들이 모두 떠난 후, 나는 그들의 웃음을 모아 이 폐허를 여행합니다."
다음 날 아침, 그는 떠났다. 내게 작은 노트북을 남기고서. 표지에는 '생존을 위한 재밌는 이야기들'이라고 적혀 있었다. 그 안에는 수백 개의 농담과 이야기가 빼곡했다. 마지막 페이지에는 한 줄이 적혀 있었다.
"세상은 웃음을 잃을 때 진짜로 종말을 맞이한다." 그날 이후, 나는 웃음을 팔지 않고 나눠주기 시작했다. 결국 생존이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있음을 느끼는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