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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렛괴담

달콤한 어둠: 초콜렛 괴담

그녀가 가게에서 샀던 초콜렛 상자에서 누군가의 속삭임이 들려왔다. 지나가는 환청이겠거니 생각했던 주희는 작은 상자를 열었다. 까만 포장지 속에 정교하게 배열된 초콜렛들. 그중 하나를 집어 들자 달콤한 향이 코끝을 간질였다. 벨기에산 수제 초콜렛이라는 간판이 걸린 골목길 가게는 특이하게도 밤에만 문을 열었다. 창문 너머로 비치는 촛불만이 가게의 존재를 알려주었다.

"행복한 기억을 맛보게 해드리죠." 창백한 얼굴의 노점주인이 웃으며 말했던 것이 생각났다. 주희는 망설임 없이 초콜렛을 입에 넣었다. 코코아의 쌉싸름함이 입안을 채우더니, 곧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눈앞에 어린 시절 놀이터가 펼쳐진 것이다. 그네에 앉아 있는 자신, 그리고 옆에서 웃고 있는 엄마. 주희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교통사고로 일찍 떠난 엄마의 모습이 이토록 선명할 줄이야.

다음 날, 주희는 다시 그 가게를 찾았다. 이번에는 다른 모양의 초콜렛을 골랐다. 입안에서 녹아내리는 순간, 첫 사랑과의 키스 장면이 생생하게 재현되었다. 그 따스함과 설렘이 온몸을 감쌌다. 세 번째 날에는 대학 졸업식, 네 번째 날에는 첫 월급으로 부모님께 선물을 드렸던 날. 매일 밤, 주희는 초콜렛을 통해 잊고 있던 행복한 기억들을 되살렸다.

상자에는 한 개의 초콜렛만 남았다. 검은색 껍질에 붉은 줄무늬가 있는, 다른 것들보다 조금 큰 초콜렛이었다. 주인은 이 마지막 한 조각에 대해 특별히 언급하지 않았다. 주희는 마지막 추억이 무엇일지 기대하며 초콜렛을 입에 넣었다.

달콤함이 입안에 퍼지는 순간, 주희는 혼란스러워졌다. 자신이 본 적 없는 장면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병원 침대에 누워있는 자신, 그리고 주변에 모여 울고 있는 가족들. 창가에는 노점상 주인이 서서 미소 짓고 있었다. 공포가 엄습했다. 초콜렛을 뱉어내려 했지만, 이미 녹아 목구멍으로 넘어간 뒤였다.

그날 밤, 주희는 악몽에 시달렸다. 꿈에서 노점상 주인이 말했다. "초콜렛을 통해 행복한 기억을 모두 맛보셨으니, 이제 마지막 여정만 남았습니다. 당신의 영혼은 달콤했어요."

다음 날 아침, 주희는 평소보다 일찍 눈을 떴다. 몸이 이상하게 가벼웠다. 침대에서 일어나려는데, 이상하게도 자신의 몸이 여전히 침대에 누워있는 것이 보였다. 창문으로 비치는 아침 햇살 속에서, 주희는 자신의 손이 투명해지는 것을 발견했다. 달력에는 오늘 날짜에 빨간 동그라미가 쳐져 있었다. '병원 검진일'. 탁자 위에는 빈 초콜렛 상자가 놓여 있었고, 그 안에는 작은 쪽지 하나. "당신의 마지막 기억은 제게 가장 달콤한 선물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