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ndom.GG

추리괴담

추리의 끝에서 만난 괴담

등산로 입구에 세워진 노란 경찰 테이프가 바람에 나부꼈다. 세 번째 실종 사건이었다. 내가 이 산을 맡게 된 건 운이 나빴던 걸까, 아니면 처음부터 누군가의 계산이었을까. 도시 형사들이 못 풀던 사건을 내게 떠넘긴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김 형사님, 이쪽에 뭔가 있습니다." 신입 경찰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바위 틈에서 반짝이는 것은 분명 휴대폰이었다. 장갑을 끼고 조심스레 집어들었다. 화면은 깨져있었지만 전원은 들어왔다. 마지막으로 찍힌 사진을 열었을 때, 내 등줄기로 차가운 무언가가 흘러내렸다.

축축한 이끼 냄새와 함께 숲속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유독 차갑게 느껴졌다. 사진 속에는 나무 사이로 보이는 희미한 인영이 있었다. 얼굴이라고 하기엔 너무 흐릿했지만, 그것이 사람이 아니라는 것만은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나무 뒤에서 보고 있는 듯한 형체. 그리고 사진 아래 찍힌 시간은 실종된 지 3시간 후였다.

"이 산에는 '그림자 사람'이 산다는 괴담이 있습니다." 현지 파출소장이 커피를 건네며 말했다. "사람 형태를 한 그림자가 산을 헤매는 등산객들을 데려간다고... 물론 미신이죠." 그의 목소리에는 확신이 없었다.

장마철이 끝난 직후였지만, 산의 흙은 여전히 축축했다. 세 명의 실종자 모두 같은 지점에서 마지막 위치 신호가 잡혔다. GPS를 확인하며 그곳으로 향했다. 논리적 추리로 풀리지 않는 사건이란 없다는 내 신념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해가 지기 시작하자 산은 빠르게 어둠에 잠겼다. 헤드랜턴 빛에 의지한 채 좁은 길을 따라 걸었다. 갑자기 내 랜턴 빛이 비친 나무 뒤로 무언가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순간 휴대폰에서 알림음이 울렸다. 그리고 화면을 켰을 때, 메시지가 하나 와 있었다.

'찾았구나.'

보낸 사람은 표시되지 않았다. 고개를 들었을 때, 내 그림자가 벽처럼 서 있는 나무들 사이로 늘어져 있었다. 하지만 그 그림자는... 내가 움직이지 않는데도 천천히 형태를 바꾸고 있었다.

추리의 끝에서 만난 것은 논리로는 설명할 수 없는 공포였다. 어쩌면 모든 괴담에는 진실의 씨앗이 숨어 있는 건지도 모른다. 내 휴대폰 카메라에 비친 마지막 장면은 내 뒤에 서 있는 또 다른 나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 내가 아닌 내 그림자가 먼저 손을 뻗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