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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대학교

출근길의 대학교: 시간의 경계에서

출근길 버스에서 내가 대학교 정문을 발견했을 때, 나는 그것이 환각이라고 생각했다. 분명 이 노선은 내가 5년째 다니는 회사 앞에 서야 정상인데, 버스가 멈춘 곳은 10년 전 내가 졸업한 모교의 정문이었다. 하필 오늘 중요한 프레젠테이션이 있는 날이었다.

"기사님, 여기가 어디죠?" 내 질문에 운전기사는 백미러로 날 힐끗 보더니 무심하게 대답했다. "손님이 요청하신 정류장입니다." 버스 문이 열리고 차가운 봄바람이 내 얼굴을 때렸다. 꿈결 같은 혼란 속에 나는 버스에서 내렸다.

갑자기 귓가에 울리는 웃음소리와 발자국 소리. 캠퍼스는 생기로 가득했다. 벚꽃이 흩날리는 길을 걸으며 나는 10년 전의 기억 속으로 빠져들었다. 손바닥에 파고드는 가방 끈의 감촉, 코끝을 스치는 풀 냄새, 그리고 어디선가 들려오는 통기타 소리까지 모든 것이 생생했다.

내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경영학과 건물로 향했다.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오늘이 바로 그날이라는 것을. 10년 전, 내 인생을 완전히 바꿔버린 그 결정적인 순간의 날이었다.

강의실 문을 열자 조교가 시험지를 나눠주고 있었다. "취업 특강 신청하신 분들은 이 시험지 작성해주세요." 그때 그 특강. 내가 안정적인 대기업을 선택하게 된 분기점이었다. 내 손은 자동적으로 시험지를 받아들었다.

옆자리에 앉은 여학생이 내게 미소 지었다. "이 시험 통과하면 좋은 회사 들어갈 수 있대요." 그녀는 내 첫사랑이었고, 졸업 후 각자의 길을 걸었다. 그녀의 눈동자에는 미래에 대한 불안과 기대가 공존했다.

시험지를 내려다보니 질문이 보였다. '당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은 무엇입니까?' 10년 전에는 망설임 없이 '안정'이라고 썼었다. 그리고 그 답변대로 살았다. 매일 아침 같은 시간에 일어나 같은 버스를 타고 같은 회사로 출근하는 안정적인 삶.

하지만 지금, 펜을 들고 나는 멈칫했다. 내 손이 떨렸다. 10년간의 회사 생활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펜을 내려놓았다. 자리에서 일어나 강의실을 빠져나왔다.

캠퍼스를 가로질러 미술관으로 향했다. 내가 정말 가고 싶었던 곳, 10년 전 포기했던 꿈이 있는 곳이었다. 미술관 계단에 앉아 캠퍼스를 바라보니, 핸드폰이 울렸다. 화면에는 '팀장님'이라는 글자. 프레젠테이션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버스 정류장으로 돌아가는 길, 나는 결정을 내렸다. 정류장에 도착하자 익숙한 회사 방면 버스가 서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낯선 번호의 버스도 있었다. 두 버스의 문이 동시에 열렸고, 나는 한 걸음을 내디뎠다. 뒤에서 들려오는 벚꽃 향기가 내 등을 밀어주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