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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애니메이션

출근의 프레임: 애니메이션 같은 월요일

출근길 지하철에서 눈을 깜빡이는 순간, 세상이 24프레임으로 나뉘어 움직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눈의 피로 때문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주변의 사람들이 마치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처럼 각진 움직임을 보일 때, 나는 공포에 질렸다. 한 남자의 헤어스타일이 바람에 너무 과장되게 휘날리고, 옆자리 여성의 눈이 실제보다 두 배는 커 보였다. 모두가 2D 캐릭터처럼 보였다.

"여보세요, 김 대리? 오늘 회의 자료 준비됐나요?" 핸드폰을 귀에 대자 부장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런데 그의 목소리는 마치 더빙된 것처럼 내 귀에 약간의 지연시간을 두고 들려왔다. 입 모양과 소리가 일치하지 않는 느낌이었다.

"네, 준비됐습니다." 내 대답도 마찬가지였다. 말하는 순간 내 목소리가 내 몸 밖에서 흘러나오는 것 같았다.

지하철에서 내려 회사로 향하는 길, 거리의 모든 것이 과장된 색감을 띠고 있었다. 가을 하늘은 너무 파랬고, 낙엽은 비현실적인 주황색으로 빛났다. 지나가는 차들은 묘하게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움직였고, 주변의 소음은 마치 효과음처럼 들렸다. 택시 경적 소리가 '삐-빅!'하는 글자로 공중에 떠오를 것만 같았다.

사무실 문을 열자 동료들이 일제히 고개를 들었다. 그들의 표정 변화가 너무 뚜렷했다. 놀람, 반가움, 의아함이 마치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과장된 표정처럼 얼굴 전체를 뒤덮었다. 특히 박 과장의 안경이 반짝이며 빛을 반사했다.

"늦었네요." 부장님이 말했다. 그의 말풍선이 보이는 것 같았다.

화장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도 달랐다. 머리카락은 한 올 한 올 구분되어 보였고, 눈은 과하게 커져 있었다. 표정의 변화가 과장되어 보였고, 움직임도 부자연스러웠다.

그날 회의에서, 내가 발표를 시작하는 순간 모든 이의 시선이 나에게 고정됐다. 그들의 눈이 동시에 깜빡였다. 내 목소리는 마치 성우의 더빙처럼 울렸고, PPT의 애니메이션 효과는 실제보다 훨씬 생생했다. 내가 손짓할 때마다 잔상이 남는 듯했다.

"정말 인상적인 발표였어요." 회의가 끝나고 이 과장이 말했다. 그녀의 미소가 얼굴 전체를 밝게 물들였다. 말 그대로다. 그녀의 얼굴에 홍조가 퍼지는 게 눈에 보였다.

퇴근길, 나는 이 현상의 의미를 곱씹었다. 어쩌면 인생이란 애니메이션처럼 누군가 그려낸 이야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각자의 프레임 속에서 살아가는 캐릭터들. 출근, 회의, 퇴근의 반복 속에서 누군가는 우리의 이야기를 지켜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날 밤, 잠들기 전 천장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내일 아침, 눈을 떴을 때 세상은 다시 현실이 될까? 아니면 계속해서 애니메이션처럼 보일까? 어쩌면... 지금까지의 현실이 착각이었고, 오늘 처음으로 세상의 진짜 모습을 본 것일지도 모른다. 눈을 감자 페이드 아웃되듯 의식이 흐려졌고, 마지막으로 든 생각은 '내일의 에피소드는 어떨까'하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