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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영상

출근 영상: 아침의 그림자들

출근 버스의 창문에 비친 내 얼굴이 낯설게 느껴진 것은, 그 뒤로 흐르는 영상 속 인물이 나와 똑같은 옷을 입고 있었기 때문이다.

버스 좌석 앞에 달린 작은 스크린에서는 아침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습관적으로 시선을 뉴스 화면으로 옮겼을 때, 나는 그대로 얼어붙었다. 화면 속에서 내가 걷고 있었다. 내가 입은 것과 똑같은 회색 코트, 왼쪽 어깨에 걸친 가방, 심지어 오늘 아침 새로 맨 빨간색 넥타이까지. 영상 속 인물이 고개를 돌리는 순간, 나는 차가운 식은땀이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것을 느꼈다. 내 얼굴이었다.

"오늘 아침 7시경, 서울 강남구의 한 오피스 건물에서 직장인이 동료를 흉기로..."

귀에 들리는 뉴스 앵커의 목소리가 갑자기 희미해졌다. 영상은 내가 매일 출근하는 회사 건물 로비를 보여주고 있었다. 나의 분신은 로비를 지나 엘리베이터로 향했고, 카메라는 그를 따라갔다. 사람들로 붐비는 엘리베이터 안, 그는 한 남자의 등 뒤에 서 있었다. 그 남자는 김 부장이었다. 3년 동안 나를 지옥으로 몰아넣은 상사.

손목시계를 확인했다. 7시 32분. 내가 늘 타는 엘리베이터 시간이다. 영상 속 나의 얼굴은 비정상적으로 평온해 보였다.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는 순간, 화면이 흔들렸다. 다음 장면은 경찰들이 로비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버스가 멈췄다. 내 정류장이었다. 기계적으로 일어나 버스에서 내렸다. 회사 건물이 시야에 들어왔다. 매일 보던 그 건물이 오늘따라 위협적으로 느껴졌다. 손이 자연스럽게 코트 주머니로 향했다. 차가운 금속 감촉이 손끝에 닿았다.

로비에 들어서자 보안 카메라가 나를 향해 있었다. 나는 고개를 들어 정면으로 카메라를 바라보았다. 엘리베이터 앞에 김 부장이 서 있었다.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장소. 그가 나를 보며 비웃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주머니 속 물건을 꽉 움켜쥐었다가 천천히 손을 뺐다. 엘리베이터가 도착했고, 문이 열렸다. 사람들이 안으로 들어갔다. 김 부장도. 나는 그 자리에 서서 엘리베이터가 닫히는 것을 지켜보았다.

때로는 미래를 보는 것이 선물이 아니라 선택의 기회일 수 있다. 나는 뒤돌아 건물을 빠져나왔다. 출근 영상 속 내가 아닌, 새로운 나의 첫 걸음을 내딛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