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출근길: 마스크 뒤 숨겨진 진실
그녀가 계속해서 자신의 얼굴을 그려넣을 때마다, 세상은 그녀를 다른 사람으로 대했다. 아침 7시 15분, 미정은 거울 앞에 앉아 또 다른 자신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파운데이션이 피부의 결점을 지우고, 아이라이너가 눈가에 날카로움을 더했다. 컨실러로 지난밤 잠 못 이룬 흔적을 지우면서, 미정은 문득 자신이 왜 매일 이 의식을 치르는지 의문이 들었다.
회사 엘리베이터에서 그녀는 스마트폰 카메라로 자신의 모습을 확인했다. 완벽했다. 아니, 완벽해 보였다. 향수 한 스프레이를 더하자 누군가 "와, 오늘 향기 좋네요"라고 말했다. 미정은 웃음을 지었지만, 그 말이 실제로는 그녀의, 아니 화장품의 성과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오전 회의에서 그녀는 자신감 넘치게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빨간 립스틱이 그녀의 말에 힘을 실어주는 것 같았다. 회의가 끝나고 상사가 말했다. "미정 씨는 항상 프로페셔널해 보여서 좋아요. 그게 우리 팀의 이미지니까요." 그 순간 미정의 내면에서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다. 프로페셔널한 '이미지'. 그것이 전부였다.
점심시간, 화장실에서 그녀는 문득 거울 속 자신을 오래 바라보았다. 누구지? 이 완벽하게 그려진 얼굴 아래 진짜 미정은 어디에 있지? 그녀는 갑자기 화장솜을 집어들었다. 한 순간의 충동이었다. 클렌징 오일을 듬뿍 묻혀 얼굴을 닦기 시작했다.
립스틱이 지워지고, 파운데이션이 벗겨졌다. 자신의 실제 피부, 작은 여드름 자국, 살짝 처진 눈가가 드러났다. 미정은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10년 만에 처음으로 직장에서 화장을 지운 얼굴이었다.
회사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이상하게 가벼웠다. 동료들의 시선이 그녀에게 꽂혔다. 누군가 속삭였다. "미정 씨, 괜찮아요? 아파 보여요." 그녀는 웃었다. "아뇨, 지금이 가장 건강해요."
오후 회의에서 그녀는 더 명료하게 생각했다. 아이디어가 더 선명하게 떠올랐다. 화장품으로 만든 가면이 사라지자, 오히려 그녀의 말에는 더 강한 진정성이 실렸다. 상사가 회의 후 다가왔다. "오늘 발표, 특별히 좋았어요. 뭔가... 달랐어요."
퇴근길, 미정은 화장품 가게 앞에서 멈췄다. 화려한 제품들이 진열창에 빛나고 있었다. '완벽한 피부를 위한', '매력적인 입술을 위한', '자신감을 위한' 제품들. 미정은 자신의 맨 얼굴을 반사된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처음으로 깨달았다. 그녀가 정말 필요로 하는 것은 화장품이 아니라, 화장품 없이도 존재할 수 있는 용기였다는 것을.
다음 날 아침, 미정의 화장대는 평소보다 한산했다. 그녀는 단 세 가지 제품만을 선택했다. 출근길에 그녀는 더 이상 자신의 얼굴을 감추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선택을 표현하고 있었다. 화장품은 이제 가면이 아닌, 그녀가 세상에 보내는 작은 예술 작품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