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소설: 현실이 된 픽션
세 번째 면접 거절 통보를 받은 날, 내 메일함에 도착한 한 통의 메시지가 내 인생을 바꿨다. "당신의 이력서를 소설로 써서 보내주세요."
처음엔 스팸 메일인 줄 알았다. 그러나 발신자는 내가 한 달째 지원하던 출판사의 인사팀이었다. 그것도 인사 담당자의 개인 메일로.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했지만, 더 이상 잃을 것도 없었다. 반쯤은 미친 짓이라고 생각하며, 나는 내 지난 28년 인생을 3인칭 소설로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서른을 앞둔 그녀는 삶의 무게를 어깨에 짊어진 채 키보드를 두드렸다. 이력서라는 이름의 서류 한 장에 자신의, 가족의, 그리고 사회가 기대하는 모든 희망을 실어 보내야 했다..."
새벽 세 시, 마지막 문장을 쓰고 보내기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씻지도 않은 채 침대에 쓰러졌다. 다음날 점심, 답장이 왔다.
"내일 면접. 소설의 다음 챕터를 들려주세요."
면접장에 들어서자 테이블 위에는 내가 쓴 '이력서 소설'이 프린트되어 놓여 있었다. 면접관은 내 글을 좋아했다고 말했다. 특히 실패를 처리하는 방식, 자기 분석의 정직함에 감명받았다고.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지원자들과 달리 내가 '틀에서 벗어난 사고'를 보여줬다는 점이었다.
"우리는 자신의 인생을 이야기로 볼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출판 업계에서는 그런 시각이 중요하죠."
일주일 후, 나는 계약서에 서명했다. 내 첫 업무는 취업 준비생들을 위한 가이드북 편집이었다. 제목은 "당신의 취업은 소설이 아니다: 현실적인 커리어 가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나는 점점 더 혼란스러워졌다. 책에 담긴 조언들은 내가 취업에 성공한 방식과 정반대였다. 표준화된 이력서 양식, 예측 가능한 면접 답변, 틀에 맞춘 자기소개서...
출간 전날 밤, 나는 용기를 내어 사장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제가 입사한 방식은 이 책의 조언과 완전히 다릅니다. 이대로 출간해도 될까요?"
다음 날 아침, 사장이 내 자리로 왔다. "그 책은 우리의 경쟁사들이 원하는 인재상이야. 우리가 원하는 사람은 그런 책의 조언을 무시할 수 있는 사람들이지." 그리고 그는 윙크하며 덧붙였다. "요즘 취업 시장은 좋은 소설보다 더 허구적이니까."
그날 저녁, 집으로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나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취업을 위해 써야 했던 그 모든 거짓말들, 꾸며낸 열정들, 과장된 경험들... 결국 내 인생은 그 자체로 하나의 소설이었고, 지금도 계속 쓰여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