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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데이트

호러 데이트: 당신이 초대한 공포

그녀가 현관문을 열었을 때, 진한 철 냄새가 코를 찔렀다. 데이트 신청을 받은 지 3분 만에 수락한 그 남자의 아파트였다. 민지는 집에 들어서며 불편한 예감을 떨쳐내려 했지만, 머릿속에서 울리는 경고음은 점점 커져만 갔다.

"들어와. 마침 저녁 준비 중이었어." 남자의 목소리는 달콤했지만, 그의 미소 뒤에 숨겨진 무언가가 민지의 등골을 서늘하게 했다. 거실 벽에는 민지가 SNS에 올린 사진들이 프린트되어 빼곡히 붙어있었다. 어떤 사진들은 그녀가 기억조차 하지 못하는, 분명 자신도 모르게 찍힌 것들이었다.

"와인 한 잔 할래?" 그가 붉은 액체가 담긴 잔을 건넸다. 민지는 공손하게 받아들었지만 마시지는 않았다. 와인잔 테두리에는 희미한 립스틱 자국이 남아있었다. 분명 다른 여자의 것이었다.

"화장실이 어디예요?" 민지가 물었다. 탈출구를 찾아야 했다.

"복도 끝." 그가 가리킨 방향으로 걸어가며 민지는 휴대폰을 꺼내 조용히 친구에게 위치를 공유했다. 화장실로 들어서자마자 문을 잠갔다. 손이 떨렸다. 세면대 아래 수납장에서 우연히 발견한 작은 수첩에는 날짜별로 여자 이름들이 적혀있었다. 마지막 페이지엔 오늘 날짜와 함께 그녀의 이름 '민지'가 선명했다.

그 순간 노크 소리가 들렸다. "괜찮아? 음식 다 준비됐어." 그의 목소리가 문 너머에서 들려왔다.

"네, 금방 나갈게요!" 민지는 필사적으로 탈출 방법을 생각했다. 화장실 창문은 너무 좁았고, 비상 탈출구는 보이지 않았다. 그때 세면대 거울에 붙은 작은 메모를 발견했다. '도망쳐'. 분명 여자의 필체였다.

문 밖에서 열쇠 돌리는 소리가 들렸다. 외부에서 화장실 문을 열 수 있다니. 민지는 급히 욕조 커튼 뒤로 숨었다. 문이 열리고 그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숨바꼭질을 하고 싶은 거야?" 남자의 웃음소리가 울렸다. "재밌네. 너무 빨리 끝내면 아쉬울 테니까."

민지는 그때 욕조 바닥에 희미하게 남은 핏자국을 발견했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한 가지 사실이 분명해졌다. 이건 단순한 데이트가 아니었다. 그녀는 이미 '그의 컬렉션'이 되기로 예정되어 있었다.

갑자기 밖에서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 남자가 욕실을 나가며 내뱉은 욕설이 들렸다. 민지는 이 틈을 놓치지 않았다. 핸드폰을 꽉 쥐고 문을 박차고 나갔다. 현관문 쪽에서 남자와 낯선 여자의 대화 소리가 들렸다. 민지는 부엌 창문을 통해 탈출했다.

일주일 후, 민지는 신문 기사를 보고 소름이 돋았다. 그날 밤 그녀를 구한 '낯선 여자'는 3년 전 실종된 여성이었다. 경찰은 아파트에서 발견된 유골이 그녀의 것이라고 확인했다. 하지만 민지는 안다. 그날 밤 자신을 구한 것이 누구였는지. 데이트 앱을 삭제하며 민지는 생각했다. 다음번엔 그녀처럼 누군가를 구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