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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여름

여름의 호러: 그날의 열기

그날 불어온 뜨거운 바람은 죽음의 냄새를 품고 있었다. 아스팔트에서 피어오르는 아지랑이가 내 눈앞의 세계를 일그러뜨리는 한여름 오후, 나는 시골 마을 폐가 앞에 서 있었다. 할머니가 남긴 유일한 유산, 30년 동안 아무도 살지 않았다는 이 집을 정리하러 온 것이다.

대문을 열자 녹슨 경첩이 비명을 질렀다. 정원은 잡초의 왕국이 되어있었다. 햇빛에 달궈진 풀냄새와 어딘가 썩어가는 듯한 감미로운 향기가 뒤섞여 코를 찔렀다. 현관문 앞에 선 순간,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땀이 갑자기 차갑게 식었다. 문은 자물쇠 없이 살짝 열려 있었다.

"누구... 계세요?"

대답 대신 들려온 것은 천장에서 울리는 미세한 바스락거림. 어쩌면 다람쥐일지도 모른다고 스스로를 안심시켰다. 창문마다 쳐진 커튼 때문에 실내는 한낮인데도 어두웠지만, 그 어둠 속에서도 할머니의 물건들이 놓여진 그대로 보였다. 시간이 멈춘 듯했다.

거실 한가운데 놓인 오래된 선풍기가 내 시선을 사로잡았다. 전원이 꺼져 있는데도 날개가 천천히 돌고 있었다. 창문은 모두 닫혀 있었다. 바람은 없었다.

부엌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무거웠다. 싱크대에는 누군가 방금 사용한 듯한 물기가 남아있었고, 식탁 위에는 반쯤 마신 아이스티 한 잔이 놓여 있었다. 얼음은 아직 다 녹지 않았다. 그 순간 등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

"무더운 날이지? 목마르지 않니?"

할머니의 목소리였다. 하지만 할머니는 3개월 전에 돌아가셨다.

천천히 고개를 돌렸을 때, 그곳에는 할머니의 주름진 얼굴이 아닌 내 또래의 소녀가 서 있었다. 하얀 원피스를 입은 그녀는 미소를 지었지만, 그 미소가 입술까지 닿지 않았다. 얼굴은 내 할머니가 젊었을 때 사진과 똑같았다.

"자, 이제 같이 있을 수 있겠구나. 내가 얼마나 기다렸는지 몰라. 여름이 끝날 때까지만 함께 있자. 가을이 오면... 모두 끝날 테니까."

내 손에 들려있던 할머니의 일기장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펼쳐진 페이지에는 희미한 글씨가 보였다. "1988년 8월 15일. 오늘, 나는 그 아이를 이 집에 가두었다. 그 아이는 내가 아니다. 내 모습을 한 그 무엇은... 매년 여름, 다시 찾아온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빛이 갑자기 강렬해졌다. 소녀는 그 빛 속에서 웃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깨달았다. 이 여름이 끝나기 전에, 내가 그 다음 '손님'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