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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여사친

호러의 아파트, 여사친의 비밀

문이 닫히는 순간, 그녀의 아파트가 숨을 들이마셨다. 내가 지금까지 알던 민지는 사라졌다.

"들어와, 오랜만이네." 민지가 말했다. 대학 시절부터 함께한 여사친, 누구보다 가깝지만 연인은 될 수 없었던 그녀. 그녀의 새 아파트를 처음 방문하는 날이었다.

현관에 들어서자 묘한 냉기가 등줄기를 타고 올라왔다. 거실은 기묘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책장의 책들은 크기별로 완벽하게 정렬되어 있었고, 소파 위 쿠션은 각도까지 맞춰져 있었다. 민지는 항상 지저분했는데.

"물 한 잔 줄게, 잠깐만." 그녀가 부엌으로 사라졌다. 벽에 걸린 사진들이 눈에 들어왔다. 전부 민지였지만, 어딘가 이질적이었다. 미소는 같은데, 눈빛이 달랐다.

냉장고 문이 열리는 소리, 물 따르는 소리, 그리고 희미한 중얼거림. "이제 곧..."

화장실을 찾아 복도로 들어섰다. 닫힌 문 너머로 뭔가 긁히는 소리가 들렸다. 문고리에 손이 닿기 직전, 민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거기 들어가면 안 돼."

그녀의 목소리에 담긴 냉랭함에 몸이 굳었다. 유리컵을 든 그녀의 손가락이 비정상적으로 길어 보였다. 착시일까?

"여기 물." 그녀가 건넨 물에서 미세한 쇠 냄새가 났다. 거실로 돌아가는 길, 책장 위 낯선 책 한 권이 눈에 띄었다. 「완벽한 모방: 인간 행동 패턴 연구」

"민지야, 우리 대학 때 봤던 그 공포영화 기억나? 네가 무서워서 내 손 꽉 잡고..." 의도적으로 던진 질문이었다.

"아, 그래. 무서웠지." 민지가 웃었다. 그런 영화를 본 적이 없었다. 민지는 공포물을 극도로 싫어했다.

화장실 쪽에서 다시 소리가 들렸다. 이번엔 분명한 두드림 소리였다. 민지의 눈이 순간 변했다. 동공이 수직으로 길어졌다가 금세 원래대로 돌아왔다.

"갑자기 배가 아프네. 미안한데 다음에 또 올게." 나는 거짓말을 했다.

"안 돼!" 그녀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아직... 식사 시간이야."

문으로 달려가는 순간 그녀의 손이 내 어깨를 움켜쥐었다. 비정상적으로 강한 힘이었다. 그때 화장실 문이 열렸고, 창백한 얼굴의 진짜 민지가 나타났다. 눈에서는 눈물이, 손목에선 피가 흘렀다.

"도망쳐..." 그녀의 입술이 속삭였다.

그날 밤 이후, 완벽하게 정돈된 그 아파트에는 세 명의 '민지'가 살게 되었다. 가끔 창문으로 들여다보면, 그들은 모두 같은 얼굴로 나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