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괴담: 1408호실의 손님
호텔 키카드를 문에 갖다 대자 붉은 불빛이 깜빡이며 열쇠 구멍 위의 디지털 숫자가 1408에서 1404로 바뀌었다.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다시 카드를 갖다 대자 이번엔 1412로 바뀌었다. 세 번째는 1400이 되었다. 나는 피곤한 눈을 비비며 리셉션에 전화하려다 문이 살짝 열린 것을 발견했다.
"이런, 문이 고장 났나요?" 복도에서 지나가던 룸서비스 직원에게 물었지만, 그는 나를 힐끔 보더니 황급히 카트를 밀고 사라졌다. 무례하군, 생각하며 문을 밀었다. 안으로 들어서자 공기 중에 무언가 달라졌음을 즉시 감지했다. 방 안은 내가 예약한 스위트룸이 맞았지만, 창문 밖으로 보이는 도시 풍경이 오후 2시의 것이 아니었다. 짙은 어둠이 내려앉은 밤하늘에 달이 없었다.
시계를 확인했다. 여전히 오후 2시 17분. 에어컨에서는 차가운 바람 대신 무언가 썩은 듯한 냄새가 새어 나왔다. 내 여행 가방은 침대 위에 놓여 있었지만, 열어보니 내 옷들이 아닌 누군가의 낡은 양복과 갈색 구두, 50년대 스타일의 넥타이가 정갈하게 접혀 있었다.
당혹감에 휩싸여 룸 서비스 버튼을 눌렀다. 신호음 대신 이상한 화음이 들렸고, 곧 방문이 노크 소리와 함께 열렸다. 그러나 문 밖엔 아무도 없었다. 복도는 텅 비어 있었고, 불빛만이 깜빡거렸다. 로비로 내려가려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지만, 디스플레이는 이상한 기호들만 깜빡일 뿐이었다.
스마트폰을 꺼내 호텔 번호를 검색했다. 화면 상단의 시간은 여전히 2시 20분을 가리켰지만, 통화 버튼을 누르자 "이 번호는 더 이상 사용하지 않습니다. 1973년 화재 이후 페어몬트 호텔은 폐업했습니다"라는 자동 응답이 흘러나왔다.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현관문으로 돌아가 손잡이를 잡았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다. 문 위의 디지털 숫자가 1408에서 다시 1404, 1412, 1400으로 무작위로 변하더니 갑자기 정지했다. 1408. 그리고 숫자들이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침대 위에서 갑자기 무언가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여행 가방이 천천히 열리고 있었다. 내 안의 모든 본능이 경고했다—가방 안을 들여다보지 말아야 한다고. 그러나 이미 늦었다. 닫혀 있던 가방 안에서 내 눈과 마주친 것은 내 얼굴이었다—푸르게 변색된, 숨을 쉬지 않는 내 얼굴이.
벽에 걸린 거울을 향해 돌아섰을 때, 내 뒤에 비친 것은 침대도, 가방도 아닌 수십 명의 사람들이었다. 모두 나와 같은 옷차림, 같은 표정으로 서 있었다. 그들의 입술이 동시에 움직였다.
"1408호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체크아웃은 없습니다."
그때 벽에 걸린 시계가 마침내 2시 21분을 가리켰다. 그리고 나는 깨달았다—시간은 여기서 결코 나아가지 않는다는 것을. 창문 밖으로 다시 보니, 이제는 도시가 아닌 벽돌만 보였다. 이 호텔은 영원한 머무름을 위한 장소였다. 그리고 내 순번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