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대학교: 꿈의 객실을 예약하세요
졸업장 대신 열쇠카드를 받는 대학교가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호텔 대학교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시티센터에 우뚝 솟은 30층짜리 유리 건물, 대리석 로비와 금빛 샹들리에를 갖춘 이 교육기관은 등록금보다 객실 요금에 더 신경 쓰는 듯했습니다.
저는 호텔경영학과 3학년 민지입니다. 오늘은 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중간고사가 있는 날이었죠. '고객 심리학 401'. 시험 장소는 콘퍼런스룸 B, 시간은 오전 9시. 늦지 않기 위해 8시 30분에 도착했지만, 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예약된 행사 진행 중"이라는 표지판만 덩그러니 걸려 있었습니다.
불안한 마음으로 프론트 데스크에 문의했습니다. 검은 조끼를 입은 리셉셔니스트는 컴퓨터를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고개를 저었습니다. "죄송합니다만, 오늘 콘퍼런스룸 B에는 시험 일정이 없습니다. 골드만삭스 주주총회가 예약되어 있네요."
황당함에 저는 학사 일정표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러자 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습니다. "아, 이해했습니다. 12층 1218호 스위트룸으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12층에 도착하자 복도는 마치 호텔과 강의실이 뒤섞인 듯한 광경이었습니다. 일부 문에는 '방해 금지' 팻말이 걸려 있는가 하면, 다른 문에는 '수업 중' 표시가 있었습니다. 1218호에 들어서자 킹사이즈 침대, 미니바, 그리고 스마트보드가 설치된 응접실이 펼쳐졌습니다. 침대 위에는 시험지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고, 미니바에는 '시험 중 간식—무료' 카드가 붙어 있었습니다.
저는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한 채 시험을 치르기 시작했습니다. 문제들은 호텔 손님의 심리를 분석하고 그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관한 것들이었습니다. 마지막 문제는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왜 호텔 대학교는 교실 대신 객실을 사용하는가? 손님과 학생의 경계에 대해 논하시오."
시험이 끝나고 답안지를 제출하려는데, 객실 전화가 울렸습니다. 교수님이었습니다. "민지 학생, 시험은 어땠나? 자네가 작성한 답안을 보니 아직도 이 시스템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 것 같군."
"무슨 말씀이신지..." 제가 더듬거리며 물었습니다.
"이 학교는 세상이라는 호텔의 축소판이라네. 우리는 모두 일시적 투숙객일 뿐이지. 진정한 배움은 정해진 교실이 아니라, 삶의 무대 어디서나 이루어진다는 걸 가르치고 있다네. 그건 그렇고, 미니바 음료수는 무료가 아니야. 학기말 청구서에 추가될 거네."
그날 이후, 저는 호텔 대학교의 진짜 커리큘럼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모두 어디에서나 체크인할 수 있고, 언제든 체크아웃해야 하는 임시 투숙객일 뿐입니다. 중요한 것은 머무는 동안 무엇을 배우느냐, 그리고 떠날 때 객실을 어떤 상태로 남기느냐입니다. 이제 저는 매일 아침 학생증 대신 키카드를 들고 하루를 시작합니다. 당신의 다음 예약은 어디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