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과 과자: 자정의 쇼핑몰 비밀
사라진 쇼핑몰의 CCTV 영상은 늘 자정에 멈춰있었다. 보안 담당자로서 열흘째 같은 시간, 같은 화면에서 영상이 끊기는 것을 지켜보던 나는 오늘 밤, 직접 쇼핑몰에 남기로 결심했다.
한밤중의 쇼핑몰은 낮과는 전혀 다른 세계였다. 형광등이 간헐적으로 깜빡이며 대리석 바닥에 불규칙한 그림자를 드리웠고, 에스컬레이터는 멈춰 있지만 어디선가 기계가 돌아가는 낮은 소리가 귓가를 맴돌았다. 화장품 매장과 식품 코너 사이의 복도에 숨어 자정을 기다렸다.
11시 59분. 손목시계의 초침이 마지막 원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정확히 12시,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졌다. 화장품 매장의 유리 진열장이 살며시 열리며 작은 파운데이션 케이스가 공중에 떠올랐다. 동시에 과자 코너에서는 과자 봉지들이 스스로 찢어지기 시작했다.
숨을 죽이고 지켜보는데, 화장품들이 공중에 떠다니며 과자 코너로 이동했다. 화장품과 과자가 만나는 순간,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립스틱이 초콜릿 바에 발려지며 광택을 내고, 파운데이션 파우더가 감자칩 위에 뿌려졌다. 마치 화장품으로 과자를 꾸미는 듯했다.
그때 어디선가 작고 투명한 존재들이 나타났다. 유리처럼 반짝이는 몸체에 살짝 형체만 있는 아이들이었다. 그들은 화장품으로 장식된 과자를 기쁜 듯이 집어 먹었다. 한 아이가 초콜릿 바에 립스틱을 한 번 더 덧바르자 그 색이 변하며 몸이 조금 더 선명해졌다.
"우리는 색과 맛을 섭취하는 존재야." 갑작스런 목소리에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니, 가장 선명한 형체를 가진 작은 존재가 내 앞에 떠 있었다. "인간들이 버린 감정이 담긴 물건에서 에너지를 얻어 살아가지. 과자에는 즐거움이, 화장품에는 아름다움을 바라는 열망이 담겨있어."
그들은 매일 밤 쇼핑몰에 모여 이러한 '영양소'를 섭취한다고 했다. CCTV가 멈추는 것은 그들의 에너지가 전자기기에 간섭을 일으키기 때문이었다. 나는 마음속으로 그들을 해치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그들은 신뢰의 표시로 작은 선물을 남겼다.
다음 날 아침, 내 책상 위에는 어젯밤의 꿈처럼 느껴지는 기억만 남아있었다. 하지만 주머니에서 발견한 작은 물체 — 초콜릿 맛이 나는 립밤은 그것이 현실이었음을 증명했다. 그날 이후 CCTV 장애는 더이상 보고되지 않았다. 때때로 퇴근 시간 이후 매장에 들러 과자와 화장품 사이 복도에 작은 선물을 남기곤 한다. 아무도 모르는 사이, 우리는 서로의 세계를 지키는 비밀을 공유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