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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대학교

화장품 대학교: 메이크업 이상의 배움터

"사람들은 피부에 바르는 것이 단순한 화장품이라 생각하지만, 사실 그것은 자신을 세상에 어떻게 드러낼지 결정하는 언어입니다." 김지원 교수의 첫 강의는 항상 이 문장으로 시작했다. 화장품학과 신입생들이 앉아있는 301호 강의실은 일반 대학 강의실과 달랐다. 벽면을 가득 채운 조명 거울과 각종 화장품 성분 표본들, 그리고 공기 중에 은은하게 퍼지는 라벤더와 베르가못 향이 이곳이 특별한 배움의 공간임을 알려주었다.

나는 입학한 지 일주일 만에 이곳이 단순한 '메이크업 학교'가 아님을 깨달았다. 화장품대학교는 한국 최초로 설립된 화장품 전문 단과대학으로, 화학, 생물학, 심리학, 마케팅, 그리고 예술이 융합된 곳이었다. 우리는 립스틱 하나를 만들기 위해 수십 가지 원료의 화학적 특성을 배우고, 사람들이 왜 특정 색상에 끌리는지 심리학적으로 분석했다. 매 학기마다 우리는 직접 개발한 화장품으로 포트폴리오를 만들었고, 그것은 졸업 후 취업의 결정적 요소가 되었다.

3학년이 된 나는 졸업 프로젝트를 위해 "보이지 않는 화장품"이라는 주제를 선택했다. 피부에 발랐을 때 전혀 티가 나지 않지만, 자외선에 노출되면 다양한 색상으로 변하는 특수 안료를 개발하는 것이었다. 밤낮으로 실험실에 틀어박혀 수백 번의 실패를 겪으며, 나는 점점 학과의 다른 학생들과 거리를 두게 되었다.

"나연아, 네가 뭘 하는지 아무도 모르겠어." 룸메이트 민지는 내가 또다시 새벽에 들어오는 것을 보며 말했다. "네 얼굴이 마지막으로 화장품을 본 게 언제인지 기억나지도 않아." 그녀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나는 화장품을 만드는 데 너무 집중한 나머지, 정작 스스로는 화장품과 거리가 멀어져 있었다.

졸업 프로젝트 발표일, 나는 자신감 없이 강당에 섰다. 모든 학생들이 화려한 패키지와 완성된 제품을 가져온 반면, 내 손에는 투명한 액체가 담긴 작은 병 하나뿐이었다. "이것은 보이지 않는 화장품입니다." 내가 말했을 때, 청중은 의아한 눈빛을 보냈다. 나는 조용히 액체를 손등에 발랐다. 아무 변화도 없었다.

그때 김지원 교수가 커튼을 열었고, 강당을 가득 채운 햇빛 아래 내 손등은 갑자기 무지개빛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청중들의 놀란 탄성이 터져 나왔다. "화장품의 본질은 변화입니다." 내가 말했다. "우리는 모두 다른 빛 아래에서 다르게 보입니다. 우리의 진짜 모습은 어떤 것일까요?"

졸업 후, 나는 예상치 못한 제안을 받았다. 화장품 회사가 아닌, 대학에서 온 제안이었다. 화장품대학교의 신설 학과인 '투명성 연구학'의 조교수 자리였다. 김지원 교수의 추천이었다. 그녀의 메모가 함께 왔다: "나연아, 네가 만든 것은 화장품이 아니라 새로운 학문이었어. 이제 그것을 가르칠 차례야."

오늘, 첫 강의를 앞둔 나는 거울 앞에 서서 오랜만에 화장을 했다. 립스틱을 바르며 문득 깨달았다. 우리가 배우는 것은 결국 표면이 아니라 본질이었음을. 화장품은 단지 매개체였을 뿐, 진짜 배움은 우리 자신의 다양한 모습을 발견하는 여정이었다. 강의실 문을 열면서, 나는 새로운 학생들에게 들려줄 첫 문장을 생각했다: "여러분이 개발할 화장품은 피부에 바르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렌즈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