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와 대학교: 시간의 소용돌이
마지막 회의가 끝나고 사무실을 나서는 순간, 내 손목시계가 갑자기 거꾸로 돌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배터리 문제라고 생각했지만, 엘리베이터에 탄 순간 모든 것이 달라졌다. 문이 열리자 내 앞에 펼쳐진 것은 십 년 전 내가 다녔던 대학교 캠퍼스였다.
가을의 캠퍼스는 여전히 기억 속 그대로였다. 노란 은행잎이 바람에 흩날리고, 도서관에서 흘러나오는 커피 향기가 코끝을 간질였다. 정장 차림의 나를 향해 호기심 어린 시선들이 쏟아졌다. 혼란스러웠지만, 본능적으로 내 옛 기숙사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304호. 문을 두드리자 열린 문 너머로 스물한 살의 내가 서 있었다. 그는—아니, 젊은 날의 나는—놀라움도 없이 나를 맞이했다. "드디어 왔네요. 기다렸어요." 마치 오래 전부터 약속된 만남처럼 그가 말했다.
"넌 내가 누군지 알고 있어?" 내가 물었다.
"당신은 미래의 나죠. 회사에서 중역이 되신 것 같네요." 그가 내 명함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런데 행복해 보이지는 않네요."
그의 책상 위에는 내가 십 년 동안 잊고 있었던 사업 계획서가 놓여 있었다. 대학 시절 밤을 새워 쓴, 창의적인 스타트업 아이디어였다. 회사에 입사하면서 포기했던 꿈이었다.
"당신이 오는 걸 알고 있었어요. 선배가 그러더군요. 언젠가 미래의 내가 찾아올 거라고." 그의 말에 등줄기가 서늘해졌다. "선배는 어디 있지?" 내가 물었다.
"이제 CEO가 됐어요. 자신의 미래를 바꾸기로 결심했거든요." 그가 창밖을 가리켰다. 캠퍼스 너머로 보이는 고층 빌딩에는 내가 꿈꿨던 회사 로고가 빛나고 있었다.
그날 밤, 나는 젊은 날의 내게 회사 생활의 모든 것을 털어놓았다. 승진과 연봉,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잃어버린 것들에 대해. 그는 내 이야기를 들으며 무언가를 결정하는 듯했다.
"돌아가야 할 시간이에요." 새벽녘, 젊은 나는 내게 손목시계를 돌려주었다. "이건 선물이에요. 선배가 주고 간 거죠." 그가 내게 건넨 것은 사업 계획서와 함께 작은 쪽지였다. '가장 용기 있는 선택이 가장 행복한 결말을 만든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회사 로비가 나타났다. 모든 것이 꿈처럼 느껴졌지만, 내 손에는 여전히 그 사업 계획서가 쥐어져 있었다. 로비를 가로질러 회사 로고를 올려다보았다. 내가 다니는 회사가 아닌, 꿈속에서 본 그 로고였다. 시계는 이제 정상적으로 움직이고 있었지만, 달력은 십 년 전으로 돌아가 있었다. 대학 시절의 나는 결코 존재하지 않았다. 모든 선택은 내가 해야 했고, 지금 이 순간부터 다시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