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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소설

회사 소설: 사내 작가의 비밀

이메일 알림음이 내 귀를 파고들었을 때, 나는 그것이 내 인생을 완전히 뒤바꿔 놓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오후 3시 27분, 익명의 발신자로부터 온 메일 제목은 단 한 줄이었다. "당신의 소설이 우리 회사를 망칠 겁니다."

나는 대기업 회계팀의 평범한 직원이었다. 아니, 정확히는 낮에는 회계팀 직원이었고, 밤에는 소설가였다. 업무용 컴퓨터 한구석에 숨겨둔 워드 파일에는 내가 6개월 동안 몰래 써온 소설이 있었다. 회사의 부패한 내부 실태를 파헤치는 소설. 실명은 모두 가명으로 바꿨지만, 상황과 사건은 모두 실제였다.

형광등 불빛 아래, 사무실은 평소와 다름없이 키보드 소리와 프린터 울림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내 귓가에는 심장 박동 소리만 울렸다. 누군가 알고 있었다. 누군가 내 비밀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김 대리, 이번 분기 보고서 마감이야. 집중 좀 해." 팀장의 날카로운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그의 눈에는 의심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것 같았다. 아니면 그저 내 망상일까?

화장실에 들어가 찬물로 얼굴을 씻었다. 거울 속 내 얼굴은 창백했다. 누가 알았을까? 파일은 암호화되어 있었고, 누구에게도 말한 적 없었다. 그때 휴대폰이 진동했다. 또 다른 익명 메시지였다.

"5층 빈 회의실로 오세요. 혼자서."

이성은 함정일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호기심이 발걸음을 이끌었다. 5층 복도는 이상할 정도로 조용했다. 회의실 문을 열자, 그곳에는 예상치 못한 인물이 앉아 있었다. 우리 회사 부사장이었다.

"앉으세요, 작가님." 그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책상 위에는 내 소설 출력본이 놓여 있었다. "솔직히 말해서, 당신의 글은 놀랍습니다. 생생한 묘사, 치밀한 구성... 회사의 어두운 면을 이렇게 정확히 포착한 사람은 처음 봅니다."

내 손이 떨렸다. "저... 저를 해고하실 건가요?"

그가 웃음을 터뜨렸다. "해고? 아니요. 출판을 도와드리려고 합니다."

혼란스러웠다. "무슨 말씀이신지..."

"이 회사가 아닌, 내 진짜 회사요." 그는 명함을 건넸다. '태양출판사 대표이사'. "우리는 오랫동안 기업의 리얼리티를 담은 소설을 찾고 있었어요. 당신의 작품은 그 자체로 폭탄입니다. 물론, 법적 문제를 피하기 위해 몇 가지 수정은 필요하겠지만..."

나는 꿈을 꾸는 듯했다. "하지만 왜 이렇게 비밀스럽게 접근하셨나요?"

그의 눈빛이 변했다. "이 빌딩 안에는 당신이 소설에서 묘사한 부패에 연루된 사람들이 있어요. 그들이 먼저 알아채면..." 그는 말을 잇지 않았지만, 의미는 명확했다.

다음 날, 나는 회계팀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두 달 후, 내 소설 '회사의 이면'은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기업 비리를 고발하는 작품으로 문학상을 수상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폭로한 그 회사는 주가가 폭락했고, 결국 인수합병되었다.

가끔은 생각한다. 그날 익명의 이메일을 무시했다면 어땠을까? 지금도 회계팀 구석에 앉아 숫자와 씨름하며, 밤에는 몰래 소설을 쓰고 있었을까? 인생은 때로 가장 예상치 못한 순간에 우리에게 진실을 쓸 용기를 요구한다. 그리고 그 용기는 종종, 삭제하지 않은 이메일 한 통에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