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식의 밤: 호러 양자택일
늦은 밤, 주은이 냉장고 문을 여는 순간, 그 안에서 살짝 움직이는 무언가를 보았다. 배고픔에 잠 못 이루던 밤이었다. 어둠 속에서 손전등처럼 스마트폰 불빛만 켜고 주방으로 향했던 그녀는 그것이 착각이라고 스스로를 설득했다.
"그냥 피곤해서 그래," 주은은 중얼거리며 냉장고 깊숙한 곳에 있는 치즈케이크 조각을 꺼냈다. 어제 사무실 회식 후 남겨 가져온 것이었다. 포크로 한 조각을 떼어 입에 넣는 순간, 달콤한 크림치즈 향이 입 안에 퍼졌다. 하지만 그 달콤함은 오래가지 않았다. 씹을수록 이상한 맛이 느껴졌다. 약간 금속성이면서도 이상하게 익숙한 맛. 혀끝에서 느껴지는 그 맛은 점점 강해졌다.
스마트폰 불빛으로 케이크를 비추자, 주은은 숨을 멈췄다. 하얀 크림 사이로 가느다란 검붉은 선들이 거미줄처럼 퍼져 있었다. 처음엔 라즈베리 시럽이라 생각했지만, 그녀는 분명히 플레인 치즈케이크를 골랐던 것이 기억났다.
갑자기 배에서 뒤틀리는 통증이 올라왔다. 주은은 케이크를 내려놓고 급히 화장실로 달려갔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그녀는 비명을 지르려 했지만, 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그녀의 입 주변에는 검붉은 액체가 묻어 있었고, 그것은 점점 퍼지고 있었다.
"이게 뭐지..." 겨우 입에서 나온 말은 속삭임에 불과했다.
공포에 질린 채 다시 주방으로 돌아온 주은은 케이크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이제는 스마트폰 불빛 아래 그 검붉은 선들이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그리고 그 순간, 그녀는 깨달았다. 그것들은 움직이고 있었다. 미세하게, 하지만 분명히.
주은은 케이크 접시를 들어 쓰레기통에 버리려다 멈췄다. 온몸이 갑자기 차가워졌다. 냉장고에서 다시 희미한 소리가 들렸다. 마치 누군가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것 같았다.
떨리는 손으로 냉장고 문을 열었을 때, 주은은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목격했다. 모든 식품들이 이전과 똑같은 위치에 있었지만, 그녀가 분명히 기억하는 것들과는 달랐다. 요구르트는 이상한 회색빛을 띠었고, 과일들은 마치 늙어가는 사람의 피부처럼 주름져 있었다.
그리고 맨 뒤쪽,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작은 문이 있었다. 냉장고 안에 있는 문. 주은은 그것을 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녀의 손은 이미 그 손잡이를 향해 뻗어 있었다.
문이 열리자, 그 안에는 또 다른 주방이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또 다른 '주은'이 자신을 향해 미소짓고 있었다. 그 미소 사이로 보이는 이상한 이빨들. "배고팠어," 다른 주은이 말했다. "네가 가져온 간식은 정말 맛있었어. 이제 네 차례야."
그 날 이후, 우리 아파트의 냉장고에서는 가끔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밤마다 누군가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리곤 한다. 나는 그 소리를 무시하려 노력한다. 하지만 때때로, 배고픔을 못 참을 때면... 난 주방으로 향한다. 냉장고 문을 열면, 그곳에는 항상 내가 가장 좋아하는 간식이 기다리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