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 쌉싸름한 고백, 그리고 다이어트
그녀는 내게 고백했다. "나 오늘부터 다이어트 시작해." 딸기 프라페를 마시며 말이다. 짙은 초콜릿 소스가 올려진 생크림을 떠먹으며 그녀는 결의에 찬 눈빛으로 다시 한번 말했다. "진짜로, 내일부터는 완전히 달라질 거야."
우리의 만남은 언제나 카페였고, 그녀의 다이어트 선언도 늘 그곳에서 시작되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이 바뀌어도 그녀의 다이어트 고백만큼은 한결같았다. 나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도 내일 그녀가 주문할 디저트를 예상해보는 나의 모습이 이상하게 느껴졌다.
"너 웃지? 내가 정말 다이어트할 것 같지 않아?" 그녀의 목소리에 상처가 묻어났다. 나는 황급히 손을 저었다. "아니, 그런 게 아니라..." 말끝을 흐렸다. 사실 그런 거였으니까.
그날 밤, 그녀에게서 문자가 왔다. '내일 만나자.' 평소와 달리 이모티콘 하나 없는 메시지였다. 다음 날, 그녀는 여느 때와 다른 표정으로 카페에 들어왔다. 물 한 잔만 주문했다.
"실은 말야," 그녀가 입을 열었다. "다이어트 얘기를 할 때마다 네가 날 믿지 않는 것 같아서 화가 났어. 근데 곰곰이 생각해보니까... 나도 나를 믿지 않고 있더라고."
그녀의 눈에 맺힌 물기가 형광등 빛에 반짝였다. "이 다이어트는... 사실 내 인생의 다이어트야. 계속 미루고, 내일부터라고 말하면서 오늘을 포기하는 버릇. 체중 문제가 아니라 삶의 문제였어."
나는 그제야 이해했다. 그녀의 고백은 단순한 다이어트 선언이 아니었다. 그것은 변화에 대한 두려움,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을 때 느끼는 자책감,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시도하려는 용기였다.
"이번엔 진짜야." 그녀가 말했다. "그리고... 나 너한테도 고백할 게 있어."
심장이 요동쳤다. 그녀의 입술이 떨렸다.
"나... 널 정말 좋아해. 내가 입에 발린 다이어트 얘기만 늘어놓아도 항상 믿어주는 것처럼 해주니까. 네가 있어서 계속 도전할 수 있었어."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우리의 관계는 그녀의 다이어트처럼 계속 미뤄왔던 것이다. 내일, 다음에, 언젠가 고백하겠다고 생각했던. 나는 평소와 달리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오늘, 바로 지금이야말로 변화의 시작점이라는 것을. 미래의 우리를 위해 지금 당장 살을 빼야 할 건, 어쩌면 우리 몸이 아니라 마음속에 쌓인 두려움과 망설임이었는지도 모른다.